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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빠른 시기내" 한·인도 정상회담 논의중: 주한인도 대사

아주경제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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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빠른 시기내" 한·인도 정상회담 논의중: 주한인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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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도체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실현화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 주한 인도대사가 16일 서울 중구 아주뉴스룸에서 AJP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AJP 유나현]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 주한 인도대사가 16일 서울 중구 아주뉴스룸에서 AJP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AJP 유나현]


이재명 대통령의 차기 국빈 방문지로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잇는 2026년 연쇄 정상외교의 다음 무대로, 10년 넘게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온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조선과 반도체를 축으로 한 실질적 산업 협력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 주한 인도대사는 취임 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를 아주경제(AJP)를 통해 갖고 "이제는 한국 쪽에서 방문할 차례"라며 "상호 편의가 허락하는 이른 시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시점과 관련해 그는 “조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고, 연내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올해 안으로...더 빠를 수도 있다(sooner than that)”고 답했다.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정상회담을 향한 준비가 이미 상당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다스 대사는 "양국 간 '집중적인 교류(intense exchanges)'룰 위해 실무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부임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정상회담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신임장을 제정한 직후부터 정상외교를 중심으로 한 양국 관계 정비에 착수했다.

"우리 총리는 이미 이재명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났지만, 모두 다자회의 일환이었다"며 "이제는 고위급 양자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관급 방문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고, 이제 정상 차원에서 산업 협력을 구조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는 조선, 반도체, 인공지능(AI), 에너지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 측이 가장 분명하게 우선순위를 두는 분야는 조선이다.


다스 대사는 조선을 두고 "인도의 정책적 추진력과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분야"라고 표현했다.

"인도에는 엄청난 선박 수요가 있으며, 한국은 기술과 역량 측면에서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는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포괄적인 조선 산업 육성 패키지를 가동했다. 지난해 발표된 연방 예산에는 대규모 금융 지원, 비용 보전, 클러스터 기반 산업 육성을 결합한 전략이 담겼다. 이는 '해양 인도 비전 2030'과 '암리트 칼 비전 2047'과 맞물려, 2030년까지 세계 10대 조선국, 2047년까지 5대 조선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총 2조5천억 루피(약 30억 달러) 규모의 해양개발기금(MDF)이다. 정부가 49%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항만과 민간 자본이 부담하는 구조로 조선과 선박 수리 분야에 장기·저금리 금융을 공급한다.

조선금융지원정책(SBFAP) 개편, 대형 선박의 인프라 자산 분류, 인도 내 선박 해체와 연계한 크레딧 노트 제도도 병행된다. 안드라프라데시, 구자라트, 오디샤 등 연안 지역에는 신규·확대된 8개 조선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한국 기업들이 이 인센티브와 기회를 적극 활용해 인도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다스 대사는 말했다.


인도 정부는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의 3대 조선사와 이미 폭넓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선박 발주뿐 아니라 인도 내 조선소 설립 가능성까지 테이블에 올라 있다.

한국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코친조선소와 기술 이전 및 공동 수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BEML과는 크레인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도는 한국 조선사에 새로운 생산 거점이자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 역시 외국 기업과의 협력과 기술 이전 없이는 생산성 제고와 고부가가치 전환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

고랑랄 다스(Gourangalal Das)


반도체 역시 정상회담의 주요 축이다.

다스 대사는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는 아직 구축 단계지만, 이 산업은 수많은 생태계 플레이어를 필요로 한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에도 기회가 크다"고 말했다.

"설령 대형 반도체 기업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생태계를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반도체는 인도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입니다."

AI 협력에 대해서는 양국의 상호보완성을 강조했다.

"컴퓨트 역량은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이 있을 때 비로소 완전히 활용됩니다. 인도에는 그것이 모두 있습니다. 이는 한·인도 관계에서 다음 단계의 큰 잠재력이 될 수 있습니다."

다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외교 환경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인도의 외교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미국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외교 노선을 조정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외교 정책을 개인이나 하루치 뉴스에 맞춰 설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항상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해 왔습니다."

그는 한국을 인도의 신동방 'Act East'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명확히 규정했다.

"우리는 동아시아를 우리의 성장 전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Act East 정책을 추진해 왔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습니다."

다스 대사는 조기 정상회담이 무역과 투자 규모를 잠재력에 걸맞게 끌어올리고, 한·인도 관계를 선언을 넘어 실질적 산업·전략 파트너십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김희수 기자 khs@aj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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