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로 한국 대중가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원로가수 한명숙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고(故) 한명숙은 지난해 1월 22일 별세했다. 평소 지병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며 가요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은 1935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나 월남한 뒤 태양악극단을 거쳐 미8군 무대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미8군 쇼 무대는 실력파 가수들이 단련되던 산실로, 한명숙 역시 이 시기를 통해 탄탄한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다졌다. 이후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며 가수 인생의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
1961년, 손석우가 건넨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는 발표와 동시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명숙을 단숨에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데뷔곡부터 국민적 히트를 기록한 이 노래는 이듬해 동명 영화로 제작됐고, 한명숙은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해 인기를 입증했다.
한명숙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해외 활동으로도 주목받았다. 1963년 프랑스의 인기 샹송 가수 이벳 지로가 내한 공연에서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한국어로 불러 화제를 모았고, 이후 아시아 각지를 돌며 순회공연을 펼쳤다. 이 같은 행보로 그는 ‘한류스타 1호 가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치명적인 성대 수술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고인은 생전 300여 곡을 발표하며 가수로서의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민문화훈장을 수훈했고, 201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패를 받았다.
한편 고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생전 방송을 통해서도 전해진 바 있다. 가수 현미는 KBS2 불후의 명곡 무대에서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선곡하며 한명숙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과거 미8군 무대에서 함께 노래했던 오랜 동료였다. 현미는 당시 “60년을 함께해온 친구가 병원에 있으니 너무 외롭고 슬프다”며 “내가 대신 네 노래를 팬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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