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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컬처 ⑩K연극]무대 진출하는 스타들..해외시장 개척도 이끈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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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컬처 ⑩K연극]무대 진출하는 스타들..해외시장 개척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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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던 스타 배우들이 올해도 연극 무대로 향할 전망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향으로 영화·드라마 제작 편수가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연극 시장이 빠르게 확장한 결과다. 스타 배우들은 연극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한국 연극의 해외 진출에도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시장 성장세는 주춤했고, 특히 스타 섭외가 어려운 대학로 소극장 매출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스타 배우, 연달아 무대 복귀= 오는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사의 찬미'에는 서예지와 곽시양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3월 대학로 TOM 1관에서 개막하는 '오펀스'는 문근영의 9년 만의 연극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LG아트센터가 5월 선보이는 체호프의 '바냐 삼촌' 캐스팅이다. LG아트센터는 코로나19 이후 스타 배우를 기용하며 화제를 모았다. 2023년 '파우스트'에는 유인촌·박해수·원진아가, 2024년 '벚꽃동산'에는 전도연·박해수가 출연했다. 지난해 '헤다 가블러'에는 이영애가 무대에 섰다. 이번에는 이서진에게 주인공 이반 보이니츠키(바냐) 역을 제안한 상태다. 수락할 경우 그의 첫 연극 무대다.
2025년 LG아트센터 '헤다 가블러' 공연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2025년 LG아트센터 '헤다 가블러' 공연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은 1300석이 넘는 대극장이다. 게다가 공연 기간도 한 달 가량으로 짧지 않은 편이라 흥행을 좌우할 스타 배우의 섭외가 중요하다.

스타 배우는 LG아트센터 연극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오징어 게임 박해수의 조합으로 주목받은 벚꽃동산은 지난해 홍콩·싱가포르 공연에 이어 올해 3월 호주, 9월 뉴욕 공연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홍콩, 싱가포르 공연이 3일로 짧았던 반면 오는 9월 뉴욕 공연은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2주간 공연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오경은 LG아트센터 매니저는 "K컬처 확산으로 연극 역시 해외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지난해 벚꽃동산 해외 공연의 경우 배우 인지도가 높은 데다 한국어를 이해하는 관객들도 많아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 매니저는 "2000년 개관 때부터 해외 초청 공연을 많이 기획하면서 두터운 해외 네트워킹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제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세 둔화…소극장 역성장= 스타 배우들의 등장은 코로나19 이후 연극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연간 입장권 판매액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입장권 판매액은 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스타 배우를 기용할 수 없는 대학로 소극장 판매액은 오히려 2% 감소했다.

박병성 공연 평론가는 "스타 배우가 나와도 예전만큼의 파급력이 나오지 않는다"며 "여행·콘서트 시장 확대로 관객이 분산되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현 수준 유지도 쉽지 않다"며 "올해 시장은 유지 또는 소폭 축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부 공연기획사는 뮤지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테베랜드', '셰익스피어 인 러브', '프리마파시' 등 연극 3편을 제작한 쇼노트는 올해 '더테일 에이프릴 풀스', '블랙메리 포핀스' 등 뮤지컬만 3편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연극은 공동제작 또는 투자만 할 예정이다. 신시컴퍼니 역시 지난해 연극 2편을 올렸지만 올해는 '빌리 엘리어트', '시카고' 신작 '콰이어 오브 맨' 등 뮤지컬만 4편을 편성했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실장은 "연극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지난해 2편을 한만큼 올해는 쉬어가고 내년에 다시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년 국립극단 '헤다 가블러' 공연   [사진 제공= 국립극단]

2025년 국립극단 '헤다 가블러' 공연 [사진 제공= 국립극단]


◆국립극단·LG아트센터 2년째 정면대결= 국립극단과 LG아트센터가 2년 연속 같은 작품으로 정면승부를 한다는 점은 올해 연극 시장의 볼거리 중 하나다. 두 단체는 지난해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동시에 공연했다. 국립극단 공연에서는 이혜영이 주역을 맡았다.

올해는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5월에 함께 무대에 올린다. LG아트센터는 '바냐 삼촌'이라는 제목으로 5월7~31일, 국립극단은 '반야 아재'라는 제목으로 5월22~3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단도 2024년 4월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취임한 뒤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박 단장은 취임 일성으로 해외 진출을 강조하며 "외국 연출가와 협업한 작품이 해외에 진출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국립극단이 자체적으로 만든 작품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유일했다"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작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공연한 '헤다 가블러'를 오는 5월 싱가포르에서, '십이야'를 6월 홍콩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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