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약진으로 탈락과 패배가 일상이던 대륙에 환호성이 울렸고 침체 상징이던 중국 축구는 축제 분위기로 뒤덮였다.
안토니오 푸체호가 해냈다. 중국은 2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4강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했다.
상대는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급성장을 이룬 베트남이었다. 스코어도 완승이었지만 경기 내용에 담긴 '팀 컬러'가 더 인상적이었다.
중국 U-23 축구는 화려하지 않았다. 대신 집요하고 끈질겼다. 푸체 감독이 입힌 색깔은 ‘극단적 실리’였다. 공격보다 지키는 축구, 어떻게든 버틴 뒤 한 골을 짜내는 방식은 그간 중국 대표팀 경기에선 볼 수 없던 흐름이었다.
그리고 4강에서 폭발했다. 베트남과 일전에서 전반을 0-0으로 마친 중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기어를 올렸다. 후반 2분 주전 센터백 펑샤오 헤더 선제골, 5분 뒤 핵심 미드필더 상위왕 추가골이 잇달아 터졌다. 후반 28분 상대를 밀친 팜리득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확보한 푸체호는 후반 추가시간 왕위동 쐐기골로 낙승을 자축했다. 스코어 3-0, 결과와 내용 모두 일방적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중국 벤치는 폭발했다. 푸체 감독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고 로커룸에선 음악과 춤이 이어졌다. 5경기 전 경기 무실점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결승행 서사는 그간 침체 늪에 허덕이던 중국 축구에선 좀체 보기 힘들었던 장면인 터라 의미가 더 각별했다.
“무려 22년 만에 아시아 정상 도전이다. 만일 우승한다면 중국 축구의 새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 결승 진출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스페인 국적의 '승장' 메시지엔 자기 축구에 관한 확고한 믿음과 철학이 묻어난다. 넷이즈에 따르면 베트남전 승리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푸체 감독은 “우리는 거의 5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았다. 훈련 캠프와 친선경기를 반복했고 몇 경기를 뛰었는지 셀 수조차 없다”면서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날도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21일) 피치 분위기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제다에서 피어 올린 이번 성과는 중국 축구 전체에도 중요하다. 발전을 위해 지금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나 중국의 자신감도 만만치 않다. 푸체호 황태자로 꼽히는 중원 에이스 상위왕은 “다음 경기만 이기면 집에 갈 수 있다. 선수단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라며 “수비에 집중하겠지만 우리의 경기력도 매우 좋다. 일본이 우리를 상대로 쉽게 경기를 풀지는 못할 것”이라며 언더독 반란을 예고했다.
한국이 대회 내내 기대치를 밑돈 경기력에 회의감을 느끼고 일본은 결승행을 넘어 2연패 달성으로 화룡점정을 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축제를 열었다. 한중일 온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자국 매체 바람대로 '중국 축구의 봄'이 사우디에서 완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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