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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보면 삼성이 보인다..KIA의 불펜 싹쓸이, 활짝 열린 빅세일 시장, 삼성은 왜 '구경'만 했을까?

스포츠조선 정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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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보면 삼성이 보인다..KIA의 불펜 싹쓸이, 활짝 열린 빅세일 시장, 삼성은 왜 '구경'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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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KIA와 삼성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삼성 함수호.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16/

1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KIA와 삼성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삼성 함수호.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1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1일은 수준급 불펜 빅세일의 날이었다.

큰 손은 단 하나. KIA 타이거즈였다. 21일 단, 하루 동안 조상우(2년 15억), 김범수(3년 20억), 홍건희(1년 7억)를 싹쓸이 하며 불펜 보강에 성공했다.

반면, 불펜 보강이 절실한 또 다른 팀 삼성 라이온즈는 갑자기 열린 '불펜 빅세일' 장에 참가하지 않았다.

삼성 역시 호시탐탐 참전을 노렸다. 조용히 물밑에서 움직이는 삼성 이종열 단장은 "저는 항상 배가 고픕니다"라는 농담 속에 기회를 엿봤다. '불펜 다다익선'을 염두에 두고 암중모색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배를 더 채우지는 못했다.

'삼성의 침묵', 이유가 있다. 김범수의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손발이 묶인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김범수, 조상우, 홍건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김범수, 조상우, 홍건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우선, 턱밑까지 차오른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압박 탓이었다.


삼성이 이번 불펜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한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다. KBO가 발표한 2025년 연봉 산정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상위 40명 연봉 합계가 132억 7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2024년 제3차 이사회에서 20% 상향 조정된 경쟁균형세 상한액 137억 1165만원까지 단 5억465만원 여유만 남겼다.

내년부터 3년간 상한액이 매년 5%씩 단계적으로 늘어나지만 "(늘어나는 걸 감안해도) 올해와 비슷한 정도일 것"이라는 구단 측 설명. 앞으로 계속 찰랑찰랑 할 거라는 의미다.

삼성 구단 기조는 확실하다. "필요한 돈은 충분히 쓰되 샐러리캡은 터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올해 137억 1165만원이었던 상한액은 2026년 143억 9723만원, 2027년 151억 1709만원, 2028년 158억 7294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삼성도 이에 맞춰 지출을 조금씩 늘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집행가능한 한도가 있다는 뜻이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왼쪽)와 이종열 단장.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왼쪽)와 이종열 단장.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야구 국가대표팀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했다. 원태인이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7/

야구 국가대표팀이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했다. 원태인이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7/



삼성은 올 겨울 최형우와 2년 26억원에 계약했다. 유일한 외부 FA 영입이었다. 내부 FA 김태훈과 3+1년 20억원, 우완 이승현과 2년 6억원, 강민호와 2년 20억원에 모두 잔류시켰다. 이미 돈을 제법 썼다.

여기에 큰 지출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1년 후 FA자격을 얻은 '빅2' 원태인 구자욱과 다년 계약을 추진중이다. 외부 불펜투수들에게 많은 돈을 쏟아부을 수 없었던 이유다.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고, 예비FA 노시환과 다년계약을 추진하느라 샐러리캡 압박을 느꼈던 한화의 고민과 흡사한 상황. 한화는 이제 유일하게 시장에 남은 FA 손아섭과 계약도 아직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빅세일 불참. 돈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보상선수' 유출에 대한 우려도 한 몫했다.

KIA가 영입한 조상우는 A등급, 김범수는 B등급 FA다. 영입 시 보호선수와 보상금을 내줘야 한다.

젊은 선수의 폭발적 성장 속에 베테랑과 조화를 이룬 삼성은 올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지켜야 할 선수가 많다. 무턱대고 미래자원을 보호할 수 만은 없다. 특히 지난해 야심차게 뽑아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 같은 유망주 중 하나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으로선 조상우 김범수 영입이 당장 불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핵심 유망주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할 선수인가에 대한 판단은 또 별개의 문제다.

유정근 대표와 이종열 단장 체제 출범 이후 삼성은 윈나우와 육성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궁극적 목표는 하나, 삼성 왕조재건이다.

당장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년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강팀의 기반이 되는 꾸준한 내부 육성도 중요하다. 왕조재건의 핵심은 탄탄한 마운드 구축이다.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호범이 시구를 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5/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호범이 시구를 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25/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수한 야수자원에 집중한 삼성은 2026년 드래프트에서는 무려 9명의 투수를 뽑으며 마운드 올인을 택했다. 이호범 김상호 장찬희 이서준 박용재 정재훈 등 1~6라운드까지 모조리 투수다. 야수는 단 2명 뿐이다. 삼성은 즉시전력감 투수 이호범 장찬희를 일본 캠프에 데려가 집중 조련할 계획.

지난해 이미 이호성 배찬승이란 젊은 파이어볼러 필승조 듀오를 키워낸 상황. 여기에 최고구속 158㎞ 우완 미야지 유라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해 불펜 파이어볼러 3총사를 완성했다.

구원군도 속속 도착한다. 부상을 털고 최지광 백정현 이재희 김무신 등이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늦어도 가을에는 힘을 보탤 수 있는 불펜진 천군만마다.

오승환 임창민 송은범이 은퇴한 불펜진도 순차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노쇠화 우려가 있는 외부 FA에 큰돈을 쓰기보다 이호범 등 상위 라운드 신인들과 내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중장기적 신무기를 육성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우승 도전을 위해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KIA와 삼성. 방식이 달랐다.

KIA는 삼성과 달리 샐러리캡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상위 40인 총액이 123억 265만원으로 5위였다.

불펜 3총사를 싹쓸이 하기 전까지 내부 FA 6명 중 양현종(2+1년 45억 원), 이준영(3년 12억 원)만 잡았다. 박찬호(두산 4년 80억원), 최형우(삼성 2년 26억원), 한승택(KT 4년 10억원)을 떠나보내면서 여유가 생겼다.

결국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던 KIA는 '우승을 위한 단기 처방'으로 가장 취약한 불펜보강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반면, 삼성은 샐러리캡 리스크와 유망주 보호라는 이중 리스크를 고려한 '내실 경영'을 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