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불펜 부진에 고전…조상우·김범수·홍건희 '싹쓸이'
기존 멤버에 1군 경험 많은 선수들 가세…선택지 많아져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김범수와 홍건희. (KIA 제공)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박찬호와 최형우 등 주력 타자를 연달아 놓쳤던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 막판 불펜투수를 줄줄이 영입했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지키면서도 알찬 전력 보강을 이뤘다는 평가다.
KIA는 전날(21일) FA 투수 조상우, 김범수, 홍건희와 잇달아 계약했다. 내부 FA였던 조상우는 2년 15억 원에 잔류시켰고,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김범수는 3년 20억 원, 두산 베어스 홍건희를 1년 7억 원에 영입했다.
하루에만 세 명의 불펜투수 계약으로, 시장에 남았던 4명 중 3명을 한꺼번에 영입한 놀라운 행보였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다소 미온적인 행보를 보였다. 박찬호, 최형우, 한승택, 양현종, 조상우까지 내부 FA만 6명이었는데, 이마저 단속이 잘되지 않았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가장 먼저 4년 80억 원의 계약으로 두산으로 이적했고, 지난해 팀 내 최고 타자였던 최형우는 2년 26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했다. 백업 포수 한승택도 4년 10억 원에 KT 위즈로 떠났다.
통합 우승에서 1년 만에 8위로 추락한 팀이 주력 타자 두 명을 놓친 것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전력 보강에 소홀한 것을 넘어 전력이 오히려 약화했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하지만 KIA는 자신들의 기준이 확고했다.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과도한 지출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KIA 타이거즈에 잔류한 조상우.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
KIA는 박찬호와 최형우를 내준 이후 좌완 불펜 이준영(3년 12억 원), 팀의 상징 양현종(2+1년 45억 원)과 차례로 계약했다. 외부 영입은 없었고 내부 FA도 오버페이없이 잡았다.
이런 가운데 스토브리그 막판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내부 FA 조상우뿐 아니라 외부 FA 김범수, 홍건희도 소속팀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고, 원소속팀과의 계약도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KIA가 손을 내밀었다.
KIA는 조상우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한편, 김범수, 홍건희와도 동시 계약을 추진해 목표를 이뤘다. 3명의 불펜투수를 영입하는 데 들인 비용은 42억 원.
박찬호, 최형우와의 계약에 돈을 더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도 있지만, '오버페이'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다수 영입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
더구나 KIA는 지난해 불펜 성적이 매우 좋지 않았다.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5.22로, 꼴찌 키움 히어로즈(5.79)와 함께 둘뿐인 5점대를 기록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크게 부진했고, 필승조로 기대했던 조상우도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좌완 불펜 곽도규와 롱맨 황동하는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도 있었다. 전상현이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의 힘으론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KIA로선 불펜 보강이 절실했다. 정해영, 최지민, 전상현, 곽도규, 성영탁, 이준영 등 여전히 양적으론 풍부하지만, 이들이 부진했을 때 뒤를 받칠 충분한 '뎁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조상우와 홍건희, 작년에 급격한 성장을 보인 김범수는 불펜진의 '상수'로 보기는 어렵지만, 풍부한 1군 경험을 토대로 힘을 보태줄 기량은 충분하다. 더구나 조상우와 홍건희는 1군 마무리투수를 경험한 적도 있다.
KIA 입장에선 당장 1군 엔트리를 어떻게 꾸릴지부터가 고민거리이고, 선수들에겐 치열한 생존 경쟁과 동기 부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긍정적 효과에 힘입어 허술해진 뒷문을 보강할 수 있다면, KIA의 올 스토브리그는 또 다른 측면의 성공 사례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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