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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매입 논란’ LH, 매입기준 개편…3.4만가구 약정목표 어려울 듯

이데일리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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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매입 논란’ LH, 매입기준 개편…3.4만가구 약정목표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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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LH가 호구냐” 지적에
내달 중 매입액 하향 조정하기로
매입가 낮추면 신축 약정물량 급감
전문가 “공사비 급증 고려해야”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축 매입임대주택 가격 산정 기준을 전면 개편해 2월 중 새 기준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LH의 ‘고가 매입’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다만 기준이 하향 조정될 경우 올해 신축 매입 약정 목표 3만 4000가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급을 늘려야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최대한 신속히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지며 LH의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다. 특히 대통령이 발언한 ‘고가 매입’에 명확한 실체가 없어 오히려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작년 LH가 준공한 신축 매입액이 약정액보다 10% 이상 비싼 경우는 205개 단지 중 8개 단지에 불과했다.

“LH 호구로 삼는다” 발언 후폭풍, 매입액 하향 개편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1억 원짜리 집을 지어 LH에 임대주택용으로 1억 2000만 원에 판다는 소문이 있다. LH를 호구로 삼는다”며 국토부와 LH에 대규모 합동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신축 매입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4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매입 가격 산정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LH는 매년 1월 말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고를 내왔지만, 올해는 기준 개편을 이유로 2월로 공고 시점을 늦췄다. 종전보다 보수적인 가격 산정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LH의 신축 매입 고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23년 1월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매입 사례를 거론하며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당시 LH는 소형 평형 위주로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는데 중대형 평형은 15% 할인된 가격에 분양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LH는 신축 매입 가격 산정 방식을 대폭 손질했다. 종전에는 주택 매도자 선정 감정평가사와 LH 선정 감정평가사 2인의 평가액을 평균하고, 주변 시세를 반영한 ‘거래사례 비교법’을 활용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매도자 대신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선정 평가사와 LH 선정 평가사가 공사 원가를 중심으로 한 ‘원가법’을 적용하도록 바꿨다.


매입 가격이 낮아지자 신축 매입 약정 물량은 2022년 1만 4396가구에서 2023년 5392가구로 급감했다. 물량감소로 공급 위축이 심각해지자 LH는 2024년부터 수도권 100가구 이상 주택에 한해 ‘공사비 연동형’ 방식을 도입, 실제 공사비를 매입 가격에 반영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축 매입 약정 가구 수는 4만 8771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다시 고가 매입 논란을 제기하면서 현재의 매입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럴 경우 올해 신축 매입 약정 목표 가구 3만 4000가구를 못 채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뿐 아니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 지방 공사까지 합쳐서 올해 신축 매입 목표가 4만 가구”라며 “SH가 좀 더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라 LH가 덜 하더라도 4만 가구를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고가 매입’ 실체 불명확…잘못했다간 공급 위축만

문제는 대통령이 제기한 ‘고가 매입 논란’의 명확한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LH의 신축매입 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작년 준공된 205개 단지, 6969가구는 매입 약정 금액이 총 2조 3578억 원이었는데 최종 매입 가격은 2조 4757억 원으로 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LH는 매입 약정 금액의 ±10% 이내에서 매입하는 데 이를 벗어난 사례는 205개 단지 중 8개에 불과했다. 전체 물량을 놓고 보면 ‘고가 매입이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대통령이 지적한 ‘고가’의 기준이 약정액 대비인지, 감정평가액 대비인지, 아니면 순수 공사 원가 대비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LH 신축 매입이 과도하게 비싸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경실련은 2024년 SH가 공급한 위례 지구 A-1 12BL의 분양 원가가 평당 1370만 원인 반면, LH의 서울 신축 매입가는 평당 2832만 원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위례 지구는 그린벨트 해제 후 토지를 수용해 토지비가 낮았고, 2018~2021년 공사로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저렴했던 시기에 지어진 단지다. 2021년 이후 급등한 공사 원가가 반영된 신축 매입 주택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감정평가사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공사 원가가 워낙 많이 투입되는 상황이라 2023년처럼 ‘원가법’을 도입하게 되면 거래 사례법보다 매입액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LH가 임대주택을 적절하게 공급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신축 매입을 통해 민간 업자에게 주택 건설을 맡기고 이를 사서 임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업자 입장에서 적정한 이윤이 보장돼야 공급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들 입장에서 주택을 짓는 데 100억 원이 들어갔다면 최소 105억, 106억 원에는 팔아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