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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건강 지키는 약은 ‘가공식품 멀리하기’

동아일보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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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건강 지키는 약은 ‘가공식품 멀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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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가 발표한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이 관심을 끌고 있다. 병이 생긴 뒤 약을 먹어 치료하기보다는 영양 밀도 높은 식단으로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영양 정책’이 핵심 내용이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 역시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숫자에 매몰된 엄격한 영양 제한보다는 개인의 식습관을 존중하면서도 ‘식품의 질’을 높여 건강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 나라의 식생활 및 영양 섭취 지침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가공식품에 대한 경고다. 가공육, 가당 음료, 정제 곡물에 포함된 과도한 설탕과 첨가물이 아동 비만 및 만성 질환의 주범이라는 점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명시했다. 나트륨과 첨가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공식품 의존도를 낮추며,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탄수화물의 경우 흰 빵이나 시리얼 같은 정제 탄수화물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은 영양 지침에서 탄수화물 에너지 적정 비율을 총영양소의 55∼65%에서 50∼65%로 하향 조정했다. 지침에 ‘가당 음료 섭취는 가능한 한 줄인다’는 문구를 추가해 세계적 흐름에 동참했다.

단백질 섭취에 대한 기준도 구체화했다. 핵심은 ‘영양 밀도가 높은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이다. 달걀, 해산물, 살코기, 저지방 유제품 같은 동물 단백질뿐 아니라 콩,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주의할 식품은 붉은 육류다. 미국 지침은 붉은 육류를 섭취할 경우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 대신 원재료 형태의 살코기를 선택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역시 단백질 적정 비율을 기존 7∼20%에서 10∼20%로 상향했다. 질 좋은 단백질 섭취를 통한 근육량 유지와 만성질환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새로운 영양 가이드라인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맛과 짠맛을 추구하는 대신에 실질적인 영양을 공급하는 ‘밀도 높은 식사’를 하라는 것이다. 가공된 편리함 대신 자연이 준 원재료의 가치를 식탁 위에 올리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오늘의 내가 선택한 영양 밀도 높은 한 끼는 훗날 수십 알의 약을 섭취하게 될 시간을 줄여주고, 나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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