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 역시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숫자에 매몰된 엄격한 영양 제한보다는 개인의 식습관을 존중하면서도 ‘식품의 질’을 높여 건강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 나라의 식생활 및 영양 섭취 지침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가공식품에 대한 경고다. 가공육, 가당 음료, 정제 곡물에 포함된 과도한 설탕과 첨가물이 아동 비만 및 만성 질환의 주범이라는 점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명시했다. 나트륨과 첨가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공식품 의존도를 낮추며,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탄수화물의 경우 흰 빵이나 시리얼 같은 정제 탄수화물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은 영양 지침에서 탄수화물 에너지 적정 비율을 총영양소의 55∼65%에서 50∼65%로 하향 조정했다. 지침에 ‘가당 음료 섭취는 가능한 한 줄인다’는 문구를 추가해 세계적 흐름에 동참했다.
단백질 섭취에 대한 기준도 구체화했다. 핵심은 ‘영양 밀도가 높은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이다. 달걀, 해산물, 살코기, 저지방 유제품 같은 동물 단백질뿐 아니라 콩,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주의할 식품은 붉은 육류다. 미국 지침은 붉은 육류를 섭취할 경우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 대신 원재료 형태의 살코기를 선택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역시 단백질 적정 비율을 기존 7∼20%에서 10∼20%로 상향했다. 질 좋은 단백질 섭취를 통한 근육량 유지와 만성질환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새로운 영양 가이드라인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맛과 짠맛을 추구하는 대신에 실질적인 영양을 공급하는 ‘밀도 높은 식사’를 하라는 것이다. 가공된 편리함 대신 자연이 준 원재료의 가치를 식탁 위에 올리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오늘의 내가 선택한 영양 밀도 높은 한 끼는 훗날 수십 알의 약을 섭취하게 될 시간을 줄여주고, 나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
박유경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교육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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