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년 회견
비정상적 시장흐름 인식… 차등 과세 여지 남겨
"실거주 보호·투기는 규제" 수요 억제 의지 강조
"세제는 마지막 수단." 부동산 세제에 대한 신중론은 유지했지만 초고가 주택에 대한 차등과세 여지는 남겨뒀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21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원래 국가 재정확보 수단이지 규제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 세제수단도 동원해야 한다"며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초고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시중에 보유세를 (일률적으로 시행)하면 국민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줄 수 있으니 50억 넘는 데만 하자는 '50억 보유세' 얘기를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곧바로 선을 긋긴 했지만 정부가 비정상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초고가 부동산 시장'을 주목한다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50억 보유세' 발언은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주택이라 하더라도 10억, 50억, 100억은 같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50억 보유세' 발언을 놓고 부동산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50억원을 기준으로 한 세제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초고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단기 가격조정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과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50억'이라는 초고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마지막 수단으로 언급한 만큼 부동산 세제 영향이 당장 구체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날 이 대통령은 수요억제에 대한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실거주 목적의 정상적인 수요는 보호해야 하지만 집을 여러 채 사모으는 투기적 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토지거래허가제 등 필요한 규제는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빠르면 이달말 발표 예정인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해선 '현실적인 공급확대' 방안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에서 현실적인 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과거 정부 때처럼 100만가구와 같은) 추상적 수치보다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연간 27만가구의 신규주택을 착공해 2030년까지 총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울 각지에 있는 노후청사와 유휴부지 등을 고밀 복합개발해 도심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이어 지난해 말까지 후속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과 관련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까지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의 취소 여부를 가리는 법원 판단이 29일 나올 예정인 만큼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2월 중순 이전에는 추가 대책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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