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주째… ‘장·석 연대’ 현실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투쟁 일주일째를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농성장을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쌍특검(통일교·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단식 현장을 찾아 “공동 투쟁 방안을 마련해 함께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며 장 대표와 갈등을 빚은 의원들도 장 대표 단식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지만 수십 m 거리의 단식장을 찾지 않았다.
남미 출장에서 이날 새벽 귀국한 이준석 대표는 오전 9시 국회 중앙홀에 있는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았다. 장 대표는 코에 의료용 산소 발생기를 착용한 채 텐트 안에서 이 대표를 맞았다. 이 대표는 “지금 대표님의 결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양당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표님이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장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자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귀국했다. 장 대표는 “제가 단식 결정을 할 수 있던 건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께서 (2차 종합 특검 반대) 필리버스터 1번 주자로 나서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그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쌍특검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동 여론전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쌍특검을 고리로 장·석 연대가 가동되면 장 대표도 외연 확장이라는 명분을 얻고 지방선거에서 협력도 타진해 볼 수 있다”며 “다만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에 지나치게 밀착할 경우 연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적이 들어오면 내부 싸움을 멈추고 힘을 합쳐야 한다”며 장 대표의 단식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 철회 등을 요구하며 장 대표와 각을 세워왔다.
작년 8월 당대표 선거 당시 장 대표와 경쟁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단식 현장을 찾았다. 전날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방문해 장 대표를 위로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보수로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여권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았다. 이 위원장은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어쩌다 정치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라며 “대통령 실장이나 정무수석은 장 대표를 살펴보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중도 보수 인사로 평가됐던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 이재명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여당만 만난 신임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홍익표 정무수석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
비슷한 시각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다만 국회 출입구에서 20여 m 떨어진 장 대표 단식장엔 들르지 않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야당을 적으로 인식하는 정부와 민주당의 오만한 인식이 드러난 장면”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22일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한다고 밝혀 같은 날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7일째 단식으로 장 대표 건강이 악화하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전원 명의로 장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일부 중진 의원은 장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의원들 요청에 따라 119 구급대가 들것을 들고 국회로 출동했지만 장 대표는 끝까지 병원행을 거부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여기서 묻히고, 민주당은 민심(民心)에 묻힐 것”이라고 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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