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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TALK] 일본전 패배보다 무서운 ‘미래 없는 축구’

조선일보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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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TALK] 일본전 패배보다 무서운 ‘미래 없는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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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본선 실패 굴욕 겪고도
병역 걸린 亞게임 금메달 우선
당장 경기력도 수준 이하 ‘비판’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지난 20일 U-23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본에 0대1로 졌다. 이 결과가 뼈아픈 이유는 단순히 한일전에서 졌기 때문이 아니다. 장기적인 경쟁력보다 병역 특례라는 눈앞의 ‘열매’를 택하고도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와 ‘미래’ 모두 일본에 뒤진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볼 수 있었다.

2년 전인 2024년 초, 한국은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한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황선홍 감독이 물러나면서 “연령별 대표팀은 올림픽에 중점을 두고 4년 주기로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6월 연령별 대표팀 운영 개선안을 통해 “정예 멤버로 2년간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후 올림픽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23세 이하와 21세 이하 선수를 관리하는 코치를 따로 두겠다고 했을 뿐 기존과 다를 게 없었다.

반면 일본은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2022년부터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 21세 이하 선수로 출전하고 있다. 같은 멤버로 4년간 조직력을 끌어올려 올림픽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 파리 올림픽에서 일본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이 일본처럼 장기적인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하지 않는 이유는 선수들의 병역 특례 때문이다. 올림픽 동메달보다 수월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선수들의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다. 협회는 “국내 현실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중요하다”며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이 유럽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확인한 대표팀의 전력은 아시안게임에서도 통하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이었다. 전술이나 개인기, 조직력 등에서 허점만 보이면서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에 완패를 당했다. 양민혁(코번트리),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 등 해외파가 합류해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 애초에 유망주 육성에 특화된 전문 지도자 대신 황선홍, 이민성 등 지도자 ‘이름값’에 의존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대표팀은 이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3·4위전(24일 오전 12시)만 남겨두고 있다. 베트남은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0대3으로 졌다. 베트남을 꺾고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다면 올해 9월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비하는 동력마저 확 꺾일 것이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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