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운(오른쪽) 경감이 뭉칫돈을 잇달아 뽑아내는 남성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
휴무일을 맞아 볼일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던 경찰이 우연히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검거한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군포경찰서 금정파출소 소속 전용윤(57) 경감은 지난달 15일 오후 8시 42분쯤 경기도 군포시 당동 소재 모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다 수상한 남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ATM 기기 앞에 서서 누군가와 중국말로 휴대전화 화상 통화를 이어가다, 1회 인출 한도가 100만 원인 기기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뭉칫돈을 뽑아댔다.
전 경감은 뭉칫돈을 여러 차례 뽑고도 세어 보지도 않는 남성을 보고 그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돈을 자동화기기에서 꺼내면 액수가 맞는지 확인하지 않느냐”며 액수를 확인하지 않고 가방에 넣는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 인출책일 것이라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에 휴무일이던 전 경감은 출입문 밖에서 도주로를 차단한 채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남성의 가방 안에서 현금 535만 원과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 2장을 발견한 뒤 추궁을 시작했다. 당초 남성은 “친구의 부탁으로 돈을 찾은 것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중국 국적의 해당 남성은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가로채 현금을 인출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당신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 지시에 따라 집 우편함에 체크카드 2장을 넣어 뒀다고 한다. 남성이 이 체크카드 2장을 챙겨 ATM 기기로 이동해 돈을 뽑던 중 때마침 이를 목격한 전 경감에게 꼬리가 밟힌 것이다.
전 경감의 ‘촉’ 덕에 피해자는 계좌에 들어 있던 7000만 원을 고스란히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전 경감은 “쉬는 날이라고 해서 제가 경찰관이 아닌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경찰관들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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