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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괴물이 될 건가” 유럽 정상들 다보스포럼서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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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괴물이 될 건가” 유럽 정상들 다보스포럼서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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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제국주의 야망, 법 짓밟아” 그린란드 병합 야욕에 ‘정면 비판’
그린란드 아이들도 “안 팔아요”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앞에서 아이들이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라고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린란드 아이들도 “안 팔아요”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앞에서 아이들이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라고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밀어붙이는 것과 관련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집결한 유럽 정상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했다. 덴마크는 미국의 무력 개입을 고려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이틀째 진행된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을 정면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 정부가 “무역협정을 통해 최대한의 양보를 요구하고 노골적으로 유럽을 약화·종속시키려 한다”며 “용납할 수 없는 새 관세가 끝없이 쌓여가고 있다. 관세는 영토주권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법이 짓밟혀 강한 자의 법만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제국주의적 야망이 다시 고개를 드는 세상”이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미국의) 비참한 노예가 되는 것과 행복한 신하가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유럽이) 지금 물러서면 존엄을 잃게 될 것”이라며 “(미·유럽 간) 동맹을 지켜낼 책임은 미 대통령에게 있다. 괴물이 될지 말지는 그에게 달렸다”고 했다. 미국의 오랜 핵심 우방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에 맞서 그린란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약속했다.

그동안 미국에 신중하게 대응해온 유럽이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것은 ‘더는 트럼프 대통령을 참아줄 수 없다’는 정서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덴마크 연금기금 “미 국채 1억달러 이달 중 모두 처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프랑스에 이어 독일도 22일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서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할 것이라며, 유럽의 강경 보복 채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930억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로 출발하기 전에도 유럽을 자극했다. 그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결정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나토와 우리가 모두 매우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어디까지 갈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더욱 대담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80년 가까이 서구 연합전선의 중심이었던 외교 동맹(나토)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만나 그린란드 사안의 합의점을 찾을지, 갈등을 확전 양상으로 끌고 갈지는 다보스포럼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로 향하던 중 전용기 전기 계통 문제로 회항해 항공기를 바꿔 타고 다시 출발했다.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정부는 주민들에게 최소 닷새 치 식량을 비축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지침을 배포하는 방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연금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약 1억달러(약 1470억원) 규모의 미 국채 보유분을 이달 말까지 모두 처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커펜션은 다만 미 정부 재정의 취약성을 고려했을 뿐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위협에서 비롯된 정치적 판단이 직접적인 처분 원인은 아니라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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