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사령탑' 허리펑 부총리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서 선언
"일방적 무역협정, 국제질서 훼손"
트럼피즘 관세정책 에둘러 비판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서 선언
"일방적 무역협정, 국제질서 훼손"
트럼피즘 관세정책 에둘러 비판
중국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은 의도적으로 무역 흑자를 추구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수입을 확대해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과 관세 문제로 세계 주요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틈을 타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각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중국의 초대형 시장을 활용해 수입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허 부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단지 세계의 공장이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열정적으로 세계의 시장이 되고자 한다”며 중국의 내수 시장 개방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 내수 부진 속에 수출 밀어내기로 기록적인 흑자를 달성했지만 전 세계적인 과잉 생산 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허 부총리는 이날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국가의 일방적인 관행과 무역 협정 위반이 국제 경제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을 꼬집으며 “중국은 사고 싶어도 상대방이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했다. 이어 “중국은 모든 국가의 적이 아닌 무역 파트너이며 중국의 발전은 위협이 아닌 기회”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중국이 미국보다 더 예측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캐나다산 카놀라유에 대한 관세 인하를 대가로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낮췄다. 반면 중국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여전하다. 한 국제기구 임원은 로이터에 “최근 몇 년간 다보스에서 반복된 메시지”라며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뒤따르는 조치”라고 평했다.
허 부총리는 2017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 이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중국 관리 중 세 번째로 서열이 높은 인사로, 대규모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시장의 기회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로이터는 허 부총리가 글로벌 기업 리더들과의 리셉션도 주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