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세금을 강화하는 문제와 관련해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 상황이라고 하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것과 비교하면 ‘세금 카드’에 대해 좀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불안이 고조되자 정부는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세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대출·거래 규제와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8.98%나 올랐고,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추가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9·7 공급대책은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충실한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와 함께 수요 억제의 큰 축인 부동산 세제 강화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금은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데, 이런 규제의 수단으로 전용하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금이 꼭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보유세, 양도세 등을 강화하는 것은 부동산 투자 수익을 낮춰 투기 심리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정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 자산 격차를 완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보유세·거래세 등을 포함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라고 불리는 고가 1주택에 대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공시지가 현실화율 동결,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하, 양도세 1주택자 비과세 기준 상향 등을 통해 부동산 세금 부담을 크게 낮춰 놓았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조세형평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세제 개편안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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