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조상우(왼쪽)가 21일 KIA 타이거즈와 계약을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IA 제공 |
지난해 8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던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 막판 '광폭 행보'를 보이며 마운드 재건에 나섰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인 박찬호와 최형우의 이탈로 전력 약화 우려가 컸던 KIA가 시장에 남아있던 핵심 불펜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KIA 구단은 21일 투수 조상우, 김범수, 홍건희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루에만 투수 3명과 도장을 찍으며 사실상 불펜진을 전면 개편하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먼저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KIA는 조상우와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5억원, 연봉 8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총액 15억원에 사인했다. 지난 2024년 12월,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내주는 대형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조상우는 지난 시즌 28홀드를 기록했으나 기복있는 투구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외부 수혈도 화려하다. 한화 이글스의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2억원, 옵션 3억원)의 조건으로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다. 김범수는 지난 시즌 7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리그에서 희소성 높은 좌완 강속구 투수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홍건희도 가세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시장에 나온 홍건희는 1년 총액 7억원(연봉 6억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하며 6년 만에 광주로 복귀했다.
이번 '싹쓸이 영입'은 구단의 기조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당초 KIA는 모기업의 긴축 재정과 합리적 소비를 내세우며 팀의 상징인 최형우(삼성 행)와 주전 유격수 박찬호(두산 행)를 모두 떠나보냈다. 하지만 지난 19일 최준영 대표이사가 주관한 전력 강화 세미나에서 "불펜 보강 없이는 성적 반등이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아시아 쿼터로 투수가 아닌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선택한 점도 불펜 투수 수집의 명분이 되었다.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은 "김범수는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가졌고, 홍건희와 조상우는 검증된 필승조 자원"이라며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해 불펜 뎁스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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