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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마약밀수 1256건 적발 ‘역대 최대’···여행객 통한 밀수 3배 급증

조선일보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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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마약밀수 1256건 적발 ‘역대 최대’···여행객 통한 밀수 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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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건수·중량 모두 역대 최대
“여행 보내 줄 테니 물건 배달”
국제마약조직 SNS로 꼬득여
구직 활동 중이던 A(25)씨와 B(29)씨는 텔레그램 내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마약을 대리 수령했다가 세관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국제 마약 범죄 조직은 이들에게 “주급으로 150만원을 주고, 방도 얻어 주겠다”고 했다. 꼬임에 넘어간 이들은 케타민 총 660g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지난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 검사장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X-RAY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 검사장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X-RAY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지역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마약이 확산되면서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한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3t(톤) 이상의 마약이 국경을 넘다가 적발됐다. 특히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청년층을 마약 범죄에 끌어들이는 행위도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경을 넘어오다 적발된 마약은 총 1256건, 3318㎏이다. 적발 건수는 전년 대비 46% 늘었고, 중량은 321% 늘었다. 적발 건수와 적발 중량 모두 역대 최고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특히 작년에는 여행객의 마약 밀수가 크게 늘었다. 2024년 199건이었던 여행객 마약 밀수 적발 건수는 지난해 624건으로 3배로 늘었고, 적발 중량은 140㎏에서 280㎏으로 2배 증가했다. 특송화물(-30%)과 국제우편(-17%) 등 다른 밀수 루트의 적발 중량은 전년 대비 줄었다.

여행객들의 마약 밀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국제 마약 범죄 조직의 움직임과 연관돼 있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청년층에게 접근한 뒤,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걸고 현금과 항공권, 숙박 지원까지 제시하며 청년층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클럽 마약’ 밀수 행위도 크게 늘었다. 클럽·파티 등에서 주로 소비되는 마약류인 케타민은 지난해 144㎏ 적발돼, 전년(47㎏) 대비 적발 중량이 3배로 늘었고,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도 적발 중량이 2.1배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클럽 마약 중 케타민은 1㎏ 이상의 대형 밀수 적발 건이 급증하는 등 밀수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다”며 “유흥 문화의 주요 소비층인 청년층(20∼40대)에서 자가 소비 목적의 밀반입이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세 건의 대형 마약 밀수 적발 사례는 전체 적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은 4월 강릉 옥계항에서는 1690㎏의 페루발 코카인을, 5월과 8월에는 부산신항에서 각각 600㎏, 300㎏의 에콰도르발 코카인을 적발했다.

관세청은 21일 ‘마약 척결 대응 본부’를 신규 출범하고,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마약류 밀반입에 대한 단속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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