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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살 코치 전락’...기술 리더들, 다보스 포럼서 AI 규제 목소리 높여

조선일보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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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살 코치 전락’...기술 리더들, 다보스 포럼서 AI 규제 목소리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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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기술 리더들이 AI가 초래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2026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 시각) AI 기술을 쥐고 있는 일부와 그러지 못한 대다수 사이의 경제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AI의 발전에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느낀다”고 말하면서 AI에 따른 급격한 경제 발전이 이뤄지는 동시에 대규모 실업자가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국내총생산(GDP)이 5~10%씩 성장하는데, 실업률이 10%에 달하는 전례 없는 조합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이런 거시적인 문제에는 정부가 개입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AI가 제대로 제어되지 않을 경우 AI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700만명과 나머지 세계가 분리되는 ‘악몽’이 펼쳐질 것이라 했다. 극소수가 급격한 성장을 누리는 동안 나머지는 뒤처지며 빈부 격차가 급격하게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아모데이 CEO는 “지금은 (AI의) 성장을 막는 요인을 걱정하기보단, 모든 사람이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만연한 (AI에 긍정적인) 정서와는 정반대의 생각이지만, 기술 변화에 따른 현실이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보스포럼 참석 도중 글로벌 기술 리더 및 정치인들과 AI 규제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역시 다보스포럼에서 “AI가 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그 혜택이 훨씬 고르게 확산되어야 한다”며 AI의 혜택을 일부 기술 기업만 챙기는 것은 지금의 AI호황이 거품이라는 것을 뜻하는 ‘숨길 수 없는 징조’라고 지적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 세일즈포스 제공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 세일즈포스 제공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역시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CNBC와 인터뷰를 갖고 “AI가 자살 코치로 전락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한 것은 맞는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AI 챗봇과 개인적인 고민을 상담하다가 16세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발생했다.


베니오프 CEO는 “소셜미디어가 규제되지 않던 시절에도 전 세계적으로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이제 AI에서도 그런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베니오프 CEO는 지난 2018년 소셜미디어 문제를 청소년 건강 문제로 다루고, 담배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기술 기업들이 규제를 싫어한다는 것은 참 우스운 일”이라며 “그들이 좋아하는 법 조항은 통신품위법 230조뿐”이라고 했다.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는 플랫폼상에 게시되는 악성 콘텐츠와 일부 이용자의 악용 사례에 대해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으로 미국 IT·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제약 없이 성장할 수 있게 한 법이다. 베니오프 CEO는 “AI가 아이들을 자살로 몰아넣어도 230조 때문에 (기업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은 분명 재정비하고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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