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 무혈 입성…신라·신세계 장고끝 불참
‘한국 진출설’ 아볼타·CDFG 등 해외업체도 빠져
‘수익성 악화’ 업계 현실 한계…법정 갈등 악영향
‘한국 진출설’ 아볼타·CDFG 등 해외업체도 빠져
‘수익성 악화’ 업계 현실 한계…법정 갈등 악영향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 및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롯데·현대면세점이 ‘무혈’ 입성했다. 사업장 재탈환에 나설 것이라 예상됐던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장고 끝에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한국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해외사업자들도 빠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면세점 산업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DF1(향수·화장품), DF2(주류·담배) 면세사업권 입찰에는 최종적으로 롯데·현대면세점만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 사업자가 복수의 사업장을 차지할 수 없는 만큼, 사실상 두 업체가 한 곳씩 나눠서 운영하게 되는 수순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가다 가격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면세점 실무자들도 입찰 현장을 찾았지만,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지난달 사업설명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던 글로벌 1위 사업자인 스위스의 아볼타도 신청하지 않았다. 그 외 중국국영면세그룹(CDFG), 태국의 킹 파워 등 해외사업자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신라·신세계의 사업권 반납에 따라 시행한 재입찰이다. 앞서 두 업체는 높은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공항공사와 갈등 끝에 각각 DF1·DF2 사업권을 반납했다. 지난 2022년 입찰 당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여객 1인당 수수료)은 DF1 5346원, DF2 5617원이었다. 신라·신세계는 이를 크게 웃도는 8987원, 9020원을 각각 써내면서 사업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고, 공사는 거부했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끝내 법원 조정 신청까지 번졌다.
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DF1 5031원, DF2 4994원을 제시했다. 지난 입찰 때보다 각각 5.9%, 11.1% 낮은 가격이다. 낮아진 문턱으로 인해 많은 업체가 관심을 가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신라·신세계는 입찰에 불참한 배경으로 ‘시장환경 및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면세점 업계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는 유통 신흥 강자의 등장으로 팬데믹 이후에도 매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끝날 줄 모르는 고환율도 악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50만명을 돌파했으나, 1~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4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신라·신세계가 사업권 반납에 따른 ‘페널티’를 고려해 입찰하지 않은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인천공항공사와 신라·신세계의 갈등도 흥행 실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정의 중재에도 공사가 임대료 조정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이번 사업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생할 수 있는 사업장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현대면세점은 앞으로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 남은 절차를 밟는다. 공사는 양사의 사업제안서와 가격 제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사업장별 복수 사업자를 관세청에 보낸다.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는 사업장별로 1개사를 선정한다. 계약기간은 영업개시일로부터 2033년 6월 30일까지 약 7년이다. 관련법에 따라 사업자는 최대 10년 이내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사업장에 따른 특성과 영업 개시일 등은 작은 변수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이전으로 제2여객터미널(T2)은 국내외 주요 항공사가 자리잡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DF1은 3월, DF2는 4월부터 사업권을 이어받게 된다”며 “터미널 특성과 시간적 여유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