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5일 LG CNS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국거래소 제공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추진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신영증권의 ‘2026년 IPO 시장 및 공모주 펀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은 정책 지원과 유동성 환경 개선에 따라 공모 금액이 최대 5조2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IPO 흥행 기조가 계속되는 것이다.
◇대형주 흥행이 공모 수익률 끌어올려
지난해는 IPO 시장이 되살아난 한 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코넥스, 코스닥 시장에서 유가증권 시장으로 재상장한 종목 등을 제외한 신규 상장 종목은 77개로 2024년보다 1개 감소했다. 반면 총 공모 금액은 약 4조5666억원으로 전년(3조9635억원) 대비 15.2%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 8개 종목이 상장됐고 공모 금액은 약 2조29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늘었다. LG씨엔에스, 대한조선, 명인제약,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하며 시장 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코스닥시장에는 69개 종목이 상장됐는데, 공모 금액은 2조2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종목당 평균 공모 금액은 593억원으로 전년(508억원) 대비 16.7% 늘어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장 성과도 양호했다. 77개 새내기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90.6%였고, 상장 당일 종가 기준 수익률도 평균 73.8%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기업은 7개에 그쳤고,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30개에 달했다.
기관투자자 수요도 회복세를 보였다. 2025년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은 898대 1로 전년(775대 1) 보다 높았다.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율은 86.8%로 전년 대비 3.7%포인트 높아졌다.
◇정부 정책 효과에 올해 ‘확대’ 전망
올해 IPO 시장도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대어급 후보들의 등장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수를 77~86개로 예상했다. 올해 IPO 시장 공모 금액은 4조8000억원에서 최대 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4조5666억원)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IPO 확대 배경으로는 우선 정책 지원이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코스닥 시장 신뢰 및 혁신 제고 방안’을 통해 코스닥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우주산업·에너지 등 미래 핵심 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을 전면 도입하고, 기술 심사 전문성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을 25%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기관 자금 유입을 늘리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대형 기업들의 상장 추진도 시장을 키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 상장 도전에 나섰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을 위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8300~9500원, 공모 금액은 5000억~5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에식스솔루션즈·무신사·구다이글로벌·HD현대로보틱스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11번가, 야놀자 등도 잠재적 상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상장을 고민해 온 대어급 기업들이 언제든 절차에 돌입할 수 있어 실제 공모 금액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확약 확대 등 새로운 IPO 제도가 안착하는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지원책으로 기업 진입이 늘어나는 만큼 실적 부풀리기 등 부작용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제도 변화에 따른 흐름을 살피며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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