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복판의 노르웨이 영토…해저 광물 자원 풍부
러 북방함대가 콜라반도서 대서양 나가는 ‘전략적’ 길목에 위치
노르웨이, 美가 그린란드 강제 합병 시 러의 모방심리 자극할까 극도 경계
2024년엔 中 관광객이 군복 입고 북극 연구기지서 경례해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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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무력 동원’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 가운데, 노르웨이가 100여 년 전부터 자국이 주권을 행사하는 북극해 한복판의 스발바르(Svalvard) 군도(群島)에 대한 경계를 바짝 강화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선 “오늘은 그린란드, 내일은 스발바르 아니냐”는 위기감이 돈다고, 노르웨이 매체 노르드노르스크 데바트(Nordnorsk Debatt)와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등이 최근 잇달아 보도했다.
주요 섬 다섯 개를 비롯한 100여 개 섬으로 구성된 스발바르의 면적은 6만 ㎢로, 노르웨이 전체 영토의 15%에 달한다.
인구는 2500명 선으로, 대부분 전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마을인 롱이어비엔에 산다. 사람보다 북극곰(약 3500마리)이 더 많다. 북극점과 노르웨이 본토 사이에 위치해, 노르웨이에선 930㎞, 북극점에선 약 650㎞(최단거리 기준) 떨어져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
주요 섬 다섯 개를 비롯한 100여 개 섬으로 구성된 스발바르의 면적은 6만 ㎢로, 노르웨이 전체 영토의 15%에 달한다.
인구는 2500명 선으로, 대부분 전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마을인 롱이어비엔에 산다. 사람보다 북극곰(약 3500마리)이 더 많다. 북극점과 노르웨이 본토 사이에 위치해, 노르웨이에선 930㎞, 북극점에선 약 650㎞(최단거리 기준) 떨어져 있다.
과거 스발바르는 워낙 외지고 험한 곳이어서, 노르웨이인들은 누구의 땅도 아니라는 뜻에서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라고 불렀다. 기온이 섭씨 -34도까지 내려가, ‘스발(svalㆍ차가움)’과 ‘바르(bardㆍ해안)’이 합쳐 지명이 됐다. 수백 년 전부터 러시아인, 덴마크인, 노르웨이인들이 저마다 진출해 살았다.
1차 대전이 끝난 뒤, 승전국들은 스발바르에 대한 노르웨이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서명국들에게는 사냥ㆍ어업ㆍ광산ㆍ토지 소유에서 동등한 접근권을 인정해 주는, 전세계적으로도 독특한 국제조약(1920년)을 체결했다.
소련[러시아]ㆍ중국ㆍ일본ㆍ한국ㆍ북한 등 46개 국이 이 조약에 서명했고,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스발바르의 니올레순에 극지연구소(KOPRI) 산하 북극 다산 과학기지를 3~9월 여름 시즌에 가동한다. 오랫동안 스발바르는 각국이 누구든 와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 구역’처럼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에이빈드 바드 페테르손 노르웨이 국무장관은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노르웨이는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상황에 직면했다. 정치적 관심이 그린란드에 쏟아질 때, 일부는 당연히 스발바르에도 미친다”며 “이곳은 엄연히 노르웨이 주권 영토로, 우리는 이제 이 점을 좀 더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수년간 스발바르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환경이 변화하면서, 스발바르의 지정학ㆍ경제적 가치도 변했다. 스발바르 인근 해저에는 구리ㆍ아연ㆍ코발트ㆍ리튬과 희토류가 대량 매장돼 있다. 이들 광물은 전기차 배터리와 풍력 터빈 등 신기술에 필수적이다. 또 러시아로선 북극권 콜라 반도에 위치한 북방 함대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통행이 어려워진 발트해를 벗어나 대서양으로 나가려면 스발바르 군도가 있는 북극해를 이용해야만 한다.
340여 명의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러시아 광산 마을인 바렌츠부르크 광장에는 블라디미르 레닌 흉상이 서 있고, 러시아 국기가 펄럭인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성전(聖戰)’이라고 표현하는 러시아정교회 소속 사제가 운영하는 교회도 있다.
2024년 7월,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서 온 183명의 크루즈선 관광객들이 스발바르 제도의 니올레순 국제연구단지 내 중국 연구기지인 '옐로우 리버 스테이션'의 화강암 사자상 앞에서 중국 국기를 흔들며 군복 차림으로 경례를 하는 사진을 찍어, 노르웨이 내에서 중국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일었다. 중국은 노르웨이의 거듭된 명령에도, 사자상을 철거하지 않았다. |
그런 가 하면, 북위 79도에 위치한 니올레순의 국제연구단지 내 중국 기지인 옐로우 리버 스테이션(黄河站) 앞에는 중국이 갖다 놓은 화강암 사자석 2개가 20년째 놓여 있다. 2024년 7월에는 중국과 홍콩에서 온 크루즈선에서 내린 한 여성이 중국군 군복을 입고 이 사자상 앞에서 사진을 찍어 외교마찰을 빚었다. 노르웨이는 노르웨이 주권과 북극에 어울리지 않는 이 중국 사자상의 철거 명령에도, 중국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작년 7월 노르웨이 정보기관은 중국 학생들의 스발바르 대학센터 입학을 ‘안보 위협’을 들어 불허했다.
204년 10월 미 하원의 ‘중국 공산당 전략 경쟁 특위’는 중국이 스발바르와 아이슬란드 등 북극지역에서 하는 연구가 순수 과학 활동으로 포장됐지만, 사실은 레이더ㆍ미사일ㆍ잠수함 탐지 및 통신에 이용되는 민군(民軍) 겸용 연구이며 중국 방산 기업들과 데이터를 공유한다고 주장했다.
작년에 개봉된 영화 미션임파서블 8편 '파이널 레코닝(Final Reckoning)'의 촬영 장소로도 쓰인, 100개의 지오데식(geodesic)돔 위성 안테나가 설치된 스발바르 위성 스테이션(Svalsat). 이곳은 극궤도 위성이 지구를 공전할 때마다 빠짐없이 교신할 수 있는 유일한 지상국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에 대해 데이터 수신과 위성 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
스발바르 영토의 99%는 노르웨이가 관리하며, 민간 소유의 1%에 대해서도 외국인의 토지 매매는 금지됐다. 스발바르 롱이어비엔 인근의 위성 지상국은 또 군사 정찰ㆍ기상 관측 목적의 극궤도 위성과 통신이 가장 빠르고 끊임없이 지속되는 거의 유일한 장소 중 하나다<사진 참조>.
외국인에게도 투표권을 허용했던 지자체도 이제는 노르웨이 본토에서 3년 이상 거주 외국인에게만 투표권을 허용한다. 페테르손 국무장관은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는 나라는 없다. 스발바르 조약은 ‘동등한 접근’을 보장할 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안보 전문가들이 ‘그린란드 사태’를 계기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선진국들의 모방 심리다. 트럼프가 미국과 덴마크 간에 맺은 기존의 그린란드 관련 조약을 무시할 경우에, 러시아 역시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스발바르 국제조약을 무시하고 군사적 수단으로 제국주의적 욕심을 챙기는 것을 정당하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8월 14일, 노르웨이의 스발바르에 대한 주권 행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롱이어비엔 마을 광장에서 열린 축제에서 민속 무용단 폴라레이크가 춤을 추고 있다./Norsk Telegrambyrå |
노르웨이 매체 ‘노르드노르스크 데바트’는 최근 ‘그린란드에서 스발바르까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점령한다면, 스발바르는 러시아의 야망에서 명백한 목표가 될 것”이라며 국제법의 확고함이 점차 불확실해지고, 스발바르가 콜라 반도 근처의 전략적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러시아의 도발 ‘도미노’ 현상을 초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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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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