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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 다 근로자” 라이더·프리랜서 등 870만명 법으로 보호한다

조선일보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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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 다 근로자” 라이더·프리랜서 등 870만명 법으로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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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근로자 추정제’ 입법 추진
정부가 최대 870만명으로 추정되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를 사실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지만, 경영계에선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커져 오히려 고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20일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노동절(5월 1일) 이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도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또 이와 별도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제정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기본권도 보장하기로 했다. 두 법안은 당정 협의를 거쳐 지난달 발의된 상태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가장 중요한 변화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이다. 법이 통과되면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도 일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간주된다. 기존에는 노동자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했는데, 이제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배달 라이더나 택배 기사,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IT 업계 프리랜서 등도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4대 보험, 퇴직금, 주휴수당,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이 된다.

경영계에선 근로자성 인정을 둘러싼 분쟁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오히려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는 인력에게까지 수당을 모두 지급하면 수십억 원 이상이 더 들어가는데, 한 해 영업이익을 쏟아부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더라도, 정부나 법원의 판단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채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선 고용으로 인한 비용이 늘어나니 최대한 신규 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주 52시간제 등이 적용되는 근로자로 인정받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직고용 라이더’ 모델을 내세우며 2022년 손자 회사 ‘딜리버리N’을 세웠지만, 주 52시간제 등으로 인해 지원하는 라이더가 거의 없어 작년 법인을 청산했다.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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