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특보가 발령된 20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인프라에 투자하기보단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수도권의 생산성 향상과 비수도권의 생산성 감소가 맞물린 결과이기 때문에, 비수도권 대도시 위주의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선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의 생산성 우위가 수도권 집중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쾌적도는 떨어지지만, 좋은 일자리·높은 임금 같은 생산성 요소가 이를 압도하면서 인구와 자원을 빨아들이는 현상이 심화했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지방의 산업도시가 쇠퇴한 이후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강화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10년대 들어 조선업·자동차·철강 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며 경남 거제·경북 구미·전남 여수 등 전통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동안 경기 성남·화성 등 수도권 지식산업단지의 생산성은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성 감소를 겪은 지방 제조업 도시 12곳이 △2010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했다면 이들 도시에 200만명의 인구가 유입됐을 것이며 △전국 평균 생산성 증가율(14%) 수준으로 생산성이 증가했다면 500만명의 인구가 유입됐을 거라 추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성 감소로 인해 산업 도시들이 잃어버린 인구가 수백만명이라는 것”이라며 “비수도권 산업 도시들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2010년대에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보다는 생산성 향상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종시의 경우 2006~2019년 약 8조5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프라를 구축했으나 생산성 증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존의 빈 땅이나 낙후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식은 기초 인프라 구축에 대부분의 재원을 투입하므로 생산성 제고를 위한 투자는 부족해진다”며 “균형발전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인프라 공급을 넘어 지역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개발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이미 인프라가 구축된 비수도권 주요 도시 위주의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되, 여기서 배제되는 지방 소도시를 위한 대책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비수도권 대도시·산업도시의 생산성 향상은 수도권 일극집중 심화를 피하면서도 국민경제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경로가 될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쇠퇴될 소도시에 대해선 주민들의 권역 내 대도시로 이주하는 비용을 보조하거나, 고령 등으로 이주가 어려운 주민에 대해선 일몰규정이 있는 정액 정주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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