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구직 중단 넘어 '의욕 상실'…5년새 45만명으로 급증한 '쉬었으면' 청년

뉴스1 이강 기자
원문보기

구직 중단 넘어 '의욕 상실'…5년새 45만명으로 급증한 '쉬었으면' 청년

서울맑음 / -3.9 °

고학력·취업 경험자 중심 증가…노동시장 진입 후 재이탈 사례 많아

한은 "청년 눈높이 탓 아냐…中企 선호 높아" 구조적 요인·경력직 선호 탓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간 2030 ‘쉬었음’ 인구는 통계작성 이래 처음 7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간 2030 ‘쉬었음’ 인구는 통계작성 이래 처음 7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쉬었음' 상태의 청년층이 늘고 있으며, 그중 취업 의사가 없는 '쉬었으면' 청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비중은 22.3%였으며, 쉬었으면 청년은 2019년 28만7000명에서 45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4년제 대학 이상 고학력자와 취업 경험자가 많아, 한 번 노동시장에 진입한 뒤 다시 이탈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현상이 청년들의 일자리 눈높이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과 기업의 경력직 선호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쉬었음 중에서도 '쉬었으면' 청년 늘어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상태는 전체의 22.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취업 의사가 없는 '쉬었으면' 청년은 2019년 28만 7000명에서 지난해 45만 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취업을 희망하는 쉬었음 청년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쉬었음은 특별한 사유(가사·육아·질병 등) 없이 취업 준비나 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를 뜻하며, 쉬었으면은 그중에서도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 청년을 가리킨다.


쉬었음 청년 증가 추세는 주로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주로 나타났다. 취업 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은 2019년 36만 명에서 지난 47만 7000명으로 늘었다. 노동시장에 한 차례 진입한 뒤 다시 이탈해 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비자발적 사유로 일자리를 그만둔 쉬었음 청년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이 비율이 2019년 2.2%에서 지난 6.1%로 상승했으며, 경기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최근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쉬었음 비경제활동 청년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유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상태가 되면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확률이 상당히 낮아지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학력 쉬었음 청년도 빠르게 증가…부모 학력 영향 제한적

최근에는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의 쉬었음 청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변화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 등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청년층 고용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고학력 청년들의 노동시장 이탈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의 학력과 소득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학력이 낮을수록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이나 향후 일자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경향은 관측됐지만, 부모의 소득 수준은 자녀의 미취업 상태 유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래 쉴수록 쉬었음에 머무를 가능성도 커졌다.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쉬었음 상태일 확률은 4.0%포인트(p) 상승한 반면, 구직을 선택할 확률은 3.1%p 감소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한은 "청년들 '눈높이 탓' 아냐"…중소기업 선호 비중 가장 높아

쉬었음 청년 증가의 원인은 '눈높이' 때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인 유보임금은 쉬었음 청년의 경우 3100만 원으로, 구직 청년(3100만 원), 인적자본 투자 청년(3200만 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2023년 기준 중견기업 고졸 취업자 평균 초봉(3200만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취업 중인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 역시 3200만 원으로, 미취업 청년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희망 기업 유형을 보면 쉬었음 청년층의 눈높이는 오히려 낮은 편이었다. 중소기업을 희망하는 비중이 48.0%로 가장 높았고, 대기업(17.6%)과 공공기관(19.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보고서는 쉬었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어려움이 눈높이 때문이 아님을 강조하며, 정책 과제로 △중소기업 청년 고용 지원 △취업 이후 이탈 최소화를 위한 근로여건 개선 △고용 경직성 완화 등을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고용 경직성이 기업의 경력직 선호를 강화해 청년 취업 기회를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thisriv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