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시절 드류 버하겐. AP연합뉴스 |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계약이 해지된 외국인 투수가 구단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구단은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SSG 랜더스가 지난 12월 6일 영입을 발표했던 우완 투수 드류 버하겐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SSG 구단은 20일 버하겐의 계약 해지와 더불어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총액 85만달러(연봉 75만, 인센티브 10만)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버하겐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메디컬 체크에서 구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출신인 버하겐은 신장 1m98에 체중 104kg의 큰 체격 조건을 갖췄다. 또 일본에서 경험을 쌓은 것도 장점이었다. 2020~2021, 2024~2025년 총 4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면서 아시아리그를 이미 경험한 투수라는 사실이 큰 플러스 요소였다. SSG는 버하겐과 계약금 5만달러, 연봉 75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로 최대 9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우려할만 한 점이 발견됐고, 결국 구단이 정해놓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 해지에 이르렀다.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버하겐과 버하겐의 소속 에이전시는 '미국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SSG 구단이 한국내 병원과 구단 트레이닝 파트를 통해 어깨와 고관절 부상 재발 또는 악화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한국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하겐=사진 SSG 랜더스 |
SSG 구단에서는 공식적으로 버하겐의 계약 해지 사유나 과정에 대해서 더 자세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때, 해당 선수의 몸 상태에 대해서 현지 병원이나 담당의의 소견 뿐만 아니라 국내 구단 연계 병원, 구단 트레이닝 파트의 소견까지 들어보면서 더블체크, 크로스체크를 하는 것은 모든 구단이 하는 절차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몸 상태나 부상 이력을 감안한 위험 요소는 여러 전문의의 소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단이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시즌 중에도 마찬가지. 최근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은 구단 트레이닝 파트와 한국 연계 병원 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 있는 자신의 주치의에게 추가적으로 소견을 들은 후 선수가 직접 재활 혹은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크로스 체크와 더블 체크가 이미 보편화되어있는 상황인데다, 이 과정을 거쳐 구단에서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한 과정이 과연 법적으로 큰 문제를 삼을 수 있는 범위인지는 의문 부호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버하겐과의 계약 해지로 더 큰 손해를 보는 쪽은 구단이다. 버하겐은 SSG의 기대주였다. 드류 앤더슨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상황에서, 버하겐과 미치 화이트 '원투펀치'로 새 시즌 투수 구상의 핵심을 잡고 그림을 그려가던 와중에,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1선발이 이탈하는 최대 변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의 신혼여행 등 개인 사유로 인해 계약 직후 메디컬 테스트를 하지 않고, 약 한달 가까이 기다려주면서 메디컬 테스트를 실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니 더욱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버하겐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없길 바라며 기도한 쪽은 오히려 구단이었다.
앤서니 베니지아노. 사진=SSG 랜더스 |
한편 SSG가 버하겐 대신 영입한 투수 베니지아노는 미국 출생으로 신장 1m96에 빼어난 체격 조건을 갖춘 좌완 파이어볼러다. 2019년 드래프트 10라운드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해 2023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거치며 MLB 통산 40경기 40⅔이닝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특히 베니지아노는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의 커리어를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140경기 중 98경기를 선발로 등판하며 509이닝 이상을 던졌고, 탈삼진 521개를 기록했다. 2023년 트리플A에서는 25경기 선발 등판,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5, 132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SSG는 베니지아노의 젊고 강력한 구위, 좌완 선발이라는 희소성, 그리고 풍부한 이닝 소화 능력과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팀 컬러에 부합하는 특성을 갖춘 베니지아노가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베니지아노는 "SSG랜더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 팀 승리에 기여하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SSG는 베니지아노와의 메디컬 체크를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 영입을 최종 확정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