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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중단 청년층 ‘눈높이 높아서’라고?…분석 결과는 달랐다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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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중단 청년층 ‘눈높이 높아서’라고?…분석 결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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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쉬었음’ 청년 특징 분석 보고서
청년층의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용 시장에서 이탈할 확률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 윤진영 과장 등이 작성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쉬었음’ 상태로 넘어갈 확률은 4.0%포인트 상승했다.

고용통계상 ‘쉬었음’이란 비경제활동인구 중 한 분류로 학업·육아·질병 같은 구체적 이유 없이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쉬는 상태를 의미한다. 구직 활동이나 취업 준비 등 목표·행동이 명확한 미취업 상태와 달리 수동적으로 일하지 않는 상태로, ‘쉬었음’ 청년층이 늘어나면 경제에 노동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개인의 미래 취업 여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미취업 상태를 구직, 자기개발이나 취업 준비 등 인적자본 투자, 쉬었음 등 셋으로 구분해 미취업 청년의 유형별 특징을 분석했다. 19~28세 응답자 1만2213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고용정보원의 2021~2023년 패널 조사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한 해 늘어날수록 ‘쉬었음’ 확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1년 동안 미취업이면 ‘쉬었음’ 확률이 3.3%였는데 2년이면 7.0%로 상승했고 3년 11.1%, 4년 15.4%, 5년 19.9%로 빠르게 올라갔다. 5년 동안 미취업 상태가 지속되면 5분의 1이 구직을 중단했다는 뜻이다. 한은은 “미취업 기간이 길어지면 자신감 하락 등으로 ‘구직’ 확률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일각에선 ‘쉬었음’ 청년층 증가를 청년층의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진 탓이라고 해석하지만 한은 분석 결과는 이와 달랐다. ‘쉬었음’ 청년의 평균 유보임금(노동 공급을 통해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은 연 3100만원으로 구직(3100만원), 인적자본 투자(3만2000만원) 중인 청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울러 ‘쉬었음’ 청년은 ‘중소기업’ 취업을 원하는 비율이 48.0%로 가장 높게 나타나 대기업·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한 다른 미취업 청년보다 오히려 눈높이가 낮았다.

아울러 분석 결과 전문대 졸업 이하의 청년층은 4년제 대졸 이상 청년에 비해 ‘쉬었음’ 상태에 있을 확률이 6.3%포인트 높은 반면 인적자본 투자 확률은 10.9%포인트 낮았다. 적극적으로 ‘몸값’을 높이려는 ‘인적자본 투자’ 대신 ‘쉬었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면 그만큼 고용 시장엔 부정적이다. 연구진은 “본인의 학력이 낮을 경우 인적자본 투자를 통한 기대수익을 상대적으로 낮게 판단해 ‘쉬었음’으로 이행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노동시장을 이탈한 전문대 졸업 이하 청년층이 노동시장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고 청년층 채용의 상당부분을 담당할 중소기업들의 청년층 고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내 ‘쉬었음’ 비중은 2019년 12.8%에서 2025년 15.8%로 증가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지난해 22.3%에 달했다. 특히 한 번 취업했다가 고용 시장에서 이탈해 ‘쉬었음’으로 넘어간 인구가 2019년 36만명에서 지난해 47만7000명으로 늘었고, 쉬었다는 청년 중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2019년 28만7000명에서 지난해 45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청년층의 고용 시장 이탈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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