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기자]
국내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자본시장과 채권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도 AI 인프라 사업 지원과 자금 공급 측면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물려 AI 인프라에 대한 자금 지원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등 첨단 인프라 투자에 금융권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금융시장 구조 자체를 변모시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자본시장과 채권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도 AI 인프라 사업 지원과 자금 공급 측면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물려 AI 인프라에 대한 자금 지원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등 첨단 인프라 투자에 금융권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금융시장 구조 자체를 변모시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AI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총 67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중이다.
하나은행은 부천 삼정동 AI허브센터와 인천 구월동 AI허브센터 개발사업에 1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수도권 핵심 데이터센터 건설을 돕는 등 AI 및 디지털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 기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구독형 서비스형 GPU(GPUaaS)나 서비스형 AI(AIaaS) 등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 데이터 센터로 쏠리는 은행·증권 투자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자금조달 수단으로 채권 발행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GPU 등 첨단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업들이 상당 기간 대규모 자본지출을 필요로 하며, 이 과정에서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본지출은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특히 전세계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향후 수년간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기업 재무전략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은 외부 자금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사의 AI 인프라 투자 참여는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하나금융그룹 외에도 자산운용·증권사에서도 데이터센터 중심의 프로젝트가 확대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 리듬시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서는 코람코자산운용과 NH증권 컨소시엄이 100MW(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부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전력 확보가 가능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자금 조달 구조가 구체화될 여지도 커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AI 인프라의 심장부로 평가된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연산 능력을 갖춘 하드웨어와 대규모 저장 공간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고성능 GPU와 데이터센터 건설, 초고속 네트워크 등 복합 인프라 구축을 요구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시설들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채권 발행과 금융사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금융사, 생산적 금융 기조 속 AI 지원 확대
국내 금융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 산업·경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장기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개념으로,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 인프라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25년 말 금융권에서는 5대 금융지주가 2030년까지 총 441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공급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AI 인프라 등 첨단 기술 분야와 연계된다.
특히 신한금융은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개발펀드 등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으며, 국민성장펀드에서도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위한 50조원 규모 자금이 배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생산적 금융 기조는 금융사들이 전통적 리스크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미래 기술 인프라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참여가 고용 확대와 지역 개발 효과까지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채권 시장 테크 인프라로 머니무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금융사의 참여는 채권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편, 국내 금융사들이 AI 인프라 관련 금융상품과 자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는 채권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채권은 테마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며 투자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채권시장 내 변화가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조달·투자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AI 인프라 투자는 금융사에게 새로운 자금 공급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금 운용 전략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사들이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펀드 조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참여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하면서 기존 금융상품과 포트폴리오에서 기술 인프라 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성과 균형 있는 자금 배분을 저해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AI 인프라 구축은 장기적 자본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금융사들이 단기 수익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금 공급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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