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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쓰는 ‘인간 일자리’의 미래…모든 시나리오가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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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쓰는 ‘인간 일자리’의 미래…모든 시나리오가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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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인공지능 기술이 에이전트(AI Agent) 단계에 진입하면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감축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란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 달성이나 임무 수행을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단계를 말한다. 한마디로 사람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에이전트란 말 뜻처럼 사람을 대신해 일을 하는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에서 인공지능에 밀려나 해고된 사람은 5만5천명이다. 11월 한 달 동안 일자리를 잃은 7만1천명 중 6천명이 인공지능 때문이었다. 거의 10명에 1명꼴이다. 물가 상승이 심화되고 관세로 비용이 증가하며 기업들이 비용 절감 조치를 모색하는 시기에 인공지능(AI)이 해법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이 지금 당장 미국 노동 시장의 11.7%에 해당하는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 의료를 비롯한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만 최대 1조2천억달러의 임금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모건스탠리는 유럽에선 은행들이 2030년까지 인력을 10%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사람 수로 따지면 20만명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인공지능 관련 일자리 감축 소식이 들여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있다.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는 최근 회사 내부에 공유한 메모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화, 인공지능(AI), 그리고 프로세스 간소화가 업무 방식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하반기 추가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계의 대부로 불리는 2024년 노벨물리상 수상자 제프리 힌튼은 지난해 말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며 “2026년엔 지금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직업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힌튼에 따르면 요즘 인공지능은 7개월에 두배씩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 반도체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보다 거의 3배나 빠른 속도다.






일자리 전망, 감소가 창출의 2배





가속도가 붙은 인공지능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세계경제포럼(WEF)이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연차회의에 앞서, 인공지능이 재편할 수 있는 일자리의 네가지 미래상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와 노동자, 기업의 준비 상태라는 두 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그런데 네가지 중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일자리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다.



별도로 전 세계 기업 임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일자리 감축 전망이 우세했다. 임원의 절반 이상(54%)이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더 점수를 준 임원들은 24%였다.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이 미래의 일자리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지만 , 앞으로 나아가는 대부분의 길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코파일럿(부조종사 또는 동승자) 경제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많은 노동자들이 인공지능 활용에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자동화보다는 노동자와의 결합이나 노동자의 능력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인간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업무 방식을 재구성한다. 보고서는 “이 시나리오에서도 일자리 감소와 고용 불안은 커지겠지만 정부와 기업, 노동자들은 대체로 인공지능을 위협보다는 기회로 여긴다”고 밝혔다 . 그러나 기술의 비중이 커지면서 인공지능과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기술의 비중이 커지면서 인공지능과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기술의 비중이 커지면서 인공지능과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속도만 다를 뿐 인공지능이 중심 무대로





다른 세 가지 시나리오는 더 급격한 변화를 그려낸다.



첫째는 초고속 발전 시나리오다.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준비도 잘 돼 있는 경우다. 경제는 인공지능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돼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고 빠른 혁신이 진행된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로운 직업들도 빠르게 생겨나고 인간은 인공지능 에이전트 조정자 역할을 맡는다. 보고서는 이 시나리오의 긍정적 측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지리적 장벽이 최소화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회 안전망, 윤리 등은 급진적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워 노동력 대체를 둘러싸고 긴장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둘째는 인력 대체 시나리오다.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 속도가 사람들의 대응과 재교육 시스템 속도를 앞지르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이에 따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일의 주도권을 쥐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러나 다른 편에선 사회 분열과 실업 급증,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야기되면서 정부가 불안정에 직면하게 된다.



셋째는 정체된 발전 시나리오다. 인공지능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핵심 기술을 갖춘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와 기업은 인력 부족을 상쇄하는 수준에서 인공지능을 선별적으로 도입한다. 특정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지만 생산성 향상은 고르지 못하고 소수의 기업과 지역에 집중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일자리 감소는 주로 반복 업무 분야에서 일어나고 숙련 기술직과 생산직의 가치는 올라간다.



보고서는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업 관계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보고서는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업 관계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인공지능을 다루는 역량이 중요





세계경제포럼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유는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노동력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논의의 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보고서의 결론은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업을 통해 기술과 인재가 함께 발전하는 연계전략을 쓰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회복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군터 베이팅거 지멘스 제조부문 수석부사장은 “원격 근무, 플랫폼 기반 인재 활용, 인공지능 기반 학습이 노동자의 역량과 근속 연수의 상관관계를 허물어뜨리고 있다”며 “미래의 일자리는 기술보다는 직원 재교육, 책임있는 인공지능 등에 대해 경영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술라에카 콜로루 피어슨 최고전략책임자는 “처음엔 인공지능 활용의 초점이 자동화할 수 있는 직무에 맞춰졌지만,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려면 사람들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기업들이 인공지능 활용 능력과 함께 비판적 사고, 창의성, 분별력 같은 필수적 인지 역량을 쌓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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