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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레드' 창조한 伊 패션디자이너 발렌티노 93세로 별세

아시아투데이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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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레드' 창조한 伊 패션디자이너 발렌티노 93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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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스타배우 화려한 드레스 만들어

1997년 7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앞두고 이탈리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왼쪽)와 미국 톱모델 신디 크로퍼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1997년 7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앞두고 이탈리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왼쪽)와 미국 톱모델 신디 크로퍼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김도연 기자 = 이탈리아 오트 쿠튀르(고급 여성복)의 상징이자 세계 패션계에서 '황제'로 불리던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시간) 로마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그의 부고를 전했다.

발렌티노를 세계 패션사에 각인시킨 상징은 그의 디자인을 대표하는 '발렌티노 레드'다. 이 붉은 색은 젊은 시절 바르셀로나 오페라극장에서 마주친 한 노년 여성의 우아함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발렌티노는 2022년 출간한 저서 '로쏘'에서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녀는 완벽한 여주인공의 이미지"라고 썼다. 그는 생전 모든 컬렉션에 최소 한 벌 이상의 레드 드레스를 포함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발렌티노는 조르조 아르마니, 칼 라거펠트와 함께 패션이 금융과 마케팅 중심의 고도 상업 산업으로 변모하기 이전 시대를 대표한 마지막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탈리아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파리 오트 쿠튀르 공식 무대에 오르며 이탈리아 패션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영화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로이터는 발렌티노가 젊은 시절 "은막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입히는 것을 꿈꿨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고, 샤론 스톤과 페넬로페 크루스 등 다수의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들이 그의 의상을 선택했다. 재클린 케네디 역시 그의 대표적인 고객 중 한 명이었다.


1932년 밀라노 남쪽 보게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유복한 가정에서 외아들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고급 의상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밀라노와 파리에서 쿠튀르를 공부한 뒤 1960년 로마 중심부에 자신의 패션 하우스를 열며 본격적인 디자이너 인생을 시작했다.

같은 해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영화 '스파르타쿠스' 시사회에서 발렌티노의 흰색 드레스를 입었고, 이는 그의 이름을 국제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1960년 로마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잔카를로 지암메티는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평생의 동반자가 됐다.


발렌티노는 로이터와의 과거 인터뷰에서 지암메티에 대해 "기쁨과 고통, 열정과 실망의 모든 순간을 한 사람과 나눈다는 것은 말로 정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7년 발렌티노는 로마에서 수십 년에 걸친 패션 인생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었고, 이듬해 파리에서 열린 마지막 패션쇼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이 패션 세계에 작별을 고할 완벽한 순간이라고 판단했다. 파티가 가장 무르익었을 때 떠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자선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왔다. 장례식은 오는 23일 로마의 한 성당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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