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로 준공한 기숙사 드림 포레스트 사진. GS건설 제공 |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모듈러 주택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듈러 주택은 공사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도심 블록형 주택처럼 다양한 형태의 주택과 함께 모듈러 주택처럼 빠르게 지을 수 있는 방식도 과감하게 도입해 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이 언급한 ‘모듈러 주택’이 뭘까요. 모듈러 주택이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방과 거실 등 주택의 주요 구성 요소를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주택을 말합니다. 구조체를 비롯해 설비, 배관, 전기 배선, 조명 등 전체 공정의 약 70~80%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조립과 내·외장재 마감 등 마무리 공정을 진행합니다.
모듈러 주택은 과거 정부에서도 주택 공급 방식의 하나로 꾸준히 논의돼 왔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임대주택 사업인 ‘행복주택’의 건축 방식 가운데 하나로 모듈러 주택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첫 사업지로 선택해 약 20가구를 공급한 뒤,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후 2022년 윤석열 정부 역시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모듈러 주택 확산을 위해 용적률·건폐율 인센티브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주택법 개정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모듈러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아파트에 적용되는 철근콘크리트 공법은 양생 작업이 필수적인 반면,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이 이뤄져 이러한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된 상황에서 현장 작업이 조립 위주로 진행돼 중대사고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친환경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모듈러 주택에 사용되는 건축자재는 재활용률이 높은 편입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자재의 재활용률은 82.4%에 달합니다. 재활용률이 높을수록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사용하던 모듈러 주택을 해체해 공장에서 보수할 경우 필요한 곳에 재설치할 수 있어 친환경적입니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모듈러 건축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현황과 주요 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2003년 8억원에서 2023년 8055억원으로 크게 확대됐습니다. 건산연은 이 시장이 2030년까지 1조1000억원에서 최대 4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모듈러 주택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한계도 존재합니다. 공사비가 철근콘크리트 방식보다 약 30%가량 높은 점이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힙니다. 또 시장 규모가 아직 대량 발주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지 못해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전반적인 수익성도 낮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모듈러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모듈러 매입임대주택의 설계·시공 가이드라인과 매입가격 산정 방안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공사비 부담 완화와 불합리한 규제 개선,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모듈러 공법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OSC(Off-Site Construction, 탈현장)·모듈러 특별법(가칭)’ 제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모듈러 주택 대중화를 위해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모듈러 주택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과 같은 세제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과 함께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모듈러 주택의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 주택은 건설사들의 시공 경험이 아직 많지 않아 운영이 쉽지 않은 데다 공장에서 제작한 뒤 운송해야 해 물류비 부담도 크다”며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