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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공공기관 우수수···무슨 일이[Pick코노미]

서울경제 유현욱 기자,조윤진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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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공공기관 우수수···무슨 일이[Pick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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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적법성 금일 판결 안해
[공공기관부터 진짜 일 하자]
기후부 산하기관 14곳, 호화 출장 무더기 적발
발전 자회사 4곳 등 加 감사인대회 참석
나이아가라 관광·아웃렛 쇼핑 즐겨
정부 환수 주문에도 아직 한푼도 못받아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기업들이 지난해 해외 관광·쇼핑 등으로 일정이 꾸려진 호화 출장을 다녀왔다가 무더기 적발됐다. 직원들에게 특혜성 대출을 제공하거나 유급휴일을 남용하는 등 일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행태도 포착됐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후부는 최근 ‘2025 세계감사인(監査人)대회’ 외유 출장 의혹과 관련한 산하기관 특정 감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감사인대회 출장이 부적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기후부 산하 공기업은 남동·동서·중부·남부발전, 한국전력공사, 한전KPS·KDN, 한국수자원공사, 국립공원공단 등 14곳에 이른다. 다만 동서발전은 보고서를 늦게 제출한 것에 대해서만 주의를 받았다.

나머지 기관 소속 직원들과 일부 기관 상임감사들은 공식 학술 일정 외에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아웃렛 쇼핑 등을 즐겼으며 임직원 여비 규정을 초과하는 고급 호텔 숙박 및 식사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내부감사 기법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출장길에 올라 사실상 5박 7일 동안 호화 관광을 즐긴 셈이다. 정부가 이 과정에서 낭비된 혈세를 환수 조치하라고 주문함에 따라 일부 공기업은 이번 출장을 주관한 한국감사협회에 수백만 원 규모의 비용 반환을 요구했으나 여전히 받지 못한 사실도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공기업의 이 같은 방만 경영을 견제할 내부통제가 마비됐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외여행심사위원회와 같은 사전 심사나 출장 자료 증빙과 같은 사후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이번 출장은 중요도가 낮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불참을 통보했다”며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충분히 사전에 거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 감사인 대회’를 둘러싼 외유성 출장 논란은 공공기관에 뿌리 깊은 방만 경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내부 비위와 불법행위들을 감시해야 할 감사들이 오히려 부적절한 행위를 주도했다는 점에서다. 정부 특별 감사에서 적발된 14개 공공기관은 1박 230달러 안팎인 숙박 및 식비 규정을 멋대로 어기고 고급 호텔 숙박과 식사를 즐겼고 업무와 상관없는 관광과 쇼핑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들의 출장 일정은 5박 7일에 달했다.




정부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출장을 결정한 것도 문제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지난해 4월 출장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장에 이어 조직 2인자로 볼 수 있는 감사부터 자기통제 기능이 망가졌다면 내부 감시에도 상당한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19일 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은 올해 자체적으로 5462명의 연인원을 투입해 126개 사항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아직 계획을 통보하지 않은 기관까지 포함하면 감사의 절대량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 문제는 내부 감사의 내실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청한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우리나라 공공기관 감사들은 대부분 정권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내부 업무보다 다음 영전 자리를 알아보는 게 최대 관심사”라며 “기관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보다 그럴듯한 포장지를 만들면서 임기를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내부통제 기능 마비는 매년 반복되는 비위 행위 적발로 이어진다. 에너지 공기업 A사의 경우 2018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직원 214명에게 출장 숙박비 1억 8075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감사원에 덜미를 붙잡혔다. 당시 사장은 148박을 자택에서 해결하고 444만 원의 숙박비를 부당 수령했다. 또 다른 공기업 B사는 휴가를 편법으로 줬다. 회사 콘도를 이용하면 ‘유급 특별 휴가’를, 자체 교육 시설에 휴가를 가도 ‘교육’으로 처리했다. 2020년부터 3년여 동안 이런 식으로 처리한 특별 휴가와 교육 일수를 합치면 1만 일이 넘는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업무상 해외 출장으로 사익을 챙기는 일 역시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비일비재하다. C 공기업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는 여섯 차례 해외 출장에 동거녀를 대동하고 출장 중 사적 관광, 1000만 원 상당의 공용 물품 사적 사용 등이 적발돼 불명예 해임됐다.


방만 경영 또한 고정 레퍼토리다. E사는 창립일과 노조창립일을 유급 휴일로 무단 운영했으며 F사는 노조 요구에 전 직원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하는 선심성 방만 경영을 일삼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개 공공기관의 1805명이 교육훈련비를 지원받아 21억 원 상당의 노트북과 헤어드라이어 등 개인용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등 부적정 집행 사례를 적발한 적도 있다. G사는 사회 공헌 활동을 빙자해 퇴직 임직원들에게 최대 1억 6000만 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하는 재취업 자리를 만들어주다가 빈축을 샀다.

물론 이런 문제를 공공기관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정권의 연줄을 타고 내려오는 CEO와 감사들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조직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고 어쩌다가 일할 맛 나는 CEO가 부임해도 정권이 바뀌면서 힘을 잃고 회사 전체가 표류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정책 수혜자인 국민이 아니라 윗선의 눈치만 보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결국 임용 절차의 객관성·독립성을 더 높여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들이 1%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마지막 퍼즐 한 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공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자원을 집행하고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AI시대 에너지 중요한데…에경연, 연구보고서 제로
-9개월째 단 한 건도 공개 안해
-유가 등 단순시장 동향만 파악


에너지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이 9개월째 제대로 된 연구 보고서를 한 건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수립을 보조하면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축적된 지식을 사회에 환류해야 한다는 국책 연구원의 기본 소임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기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기본 연구 보고서’를 지난해 4월 30일 이후 단 한 건도 발간하지 않았다. 사안에 따라 필요시 내놓는 ‘수시 연구 보고서’ 역시 2025년 1월 31일과 9월 30일 단 두 차례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기본·수시 연구 보고서는 총 8건인데 2023년(53건)과 2024년(59건) 실적과 비교하면 유독 2025년 연구 성과가 지나치게 부진했다.

에너지 정책이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를 도맡고 있는 국책연구원이 국민과 기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거의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 자료가 쏟아지는데 한국은 양질의 보고서가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및 시장 동향’이나 ‘세계 원전시장 인사이트’와 같은 자료는 1~2주 간격으로 꾸준히 올렸지만 단순 동향을 집계한 것이어서 심도 있는 연구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 다른 분야 국책연구기관들은 정부 수탁 용역 과제 외에도 다양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시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선정해 상세히 분석한 ‘KDI FOCUS’를 내놓는다. 2024년 연금 개혁 국면에서 KDI는 미래 세대에게 재정 부담을 넘기지 않는 연금 개혁 방식을 제안하며 공론장 논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보건복지 분야 국책 연구원인 보건사회연구원 역시 지난해 자체 연구 보고서를 19건 발간했다. 월평균 1.5건이 넘는 수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연구 과제 중심 운영 제도(PBS)를 개편하면서 올해부터는 자체 연구 과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존에는 기관 수입을 위해 정부·민간 수탁 중심으로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면 이제는 자체 연구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구 과제가 1년 단위로 진행되다 보니 결과물이 나오면 모아서 한번에 업로드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연구 성과는 곧 여러 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조윤진 기자 jo@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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