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판단 비판 있을 수 있지만…특정 결론 아냐"
유족 측 "UN·공수처에 제공 계획…피격 불명확 시점, 은폐 적기"
2020년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당시 문재인 정부 판단과 발표 과정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형사책임을 묻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유족 측은 700쪽 분량의 1심 판결문을 공개하며 이를 수사기관과 국제연합(UN)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서훈 전 청와대 안보실장, 박 의원,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이 고발해 검찰의 기소로 이어졌다.
박 의원 등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고 자진 월북한 것으로 왜곡 발표하고, 관련 첩보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유족 측이 공개한 700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법원은 이 씨를 월북으로 몰고 가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 "판단 시기에 있어 성급하고 섣부르거나 내용에 있어 치밀하고 꼼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나 비판을 가할 순 있다"면서도 "미리 특정 결론이나 방향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회의를 진행하거나 수사를 계속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망인 사건에 관해 이뤄진 정보 수집, 보고, 분석, 회의, 판단, 조치, 언론발표 등의 모든 일련 업무는 정식 체계와 절차를 밟아 진행됐고 이는 대부분 문서로 남아 있는 등 통상 업무절차로 진행됐다"며 "망인 사건에 관한 수사 역시 절차와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원은 당시 이 씨가 구조됐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몇 시간 후 피격·소각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당시엔 월북 여부는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법원은 발표 내용의 허위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며 검찰 측이 주장한 허위 개입 관련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또 검찰이 '월북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발표했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유족 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문 일부를 공개하며 판결에 일부만 항소한 서울중앙지검의 박철우 검사장과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고 의심받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고발장을 접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2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해당 판결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족 이래진 씨와 법률 대리를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검찰의 일부 항소를 두고 "검찰의 항소 포기 공소사실에 대한 쟁점은 관련 정보의 삭제가 국가가 구조를 다하지 못한 책임과 피격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은폐였는지, 아니면 보안 유지 정보통제라는 직무상 조치였는지 여부"라며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피격·소각 사실관계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확인되지 못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은폐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봤으나, 그 시점이야말로 오히려 은폐 및 삭제의 적기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족 측은 지난 7일 검찰이 부분 항소한 것과 관련해 김 총리와 박 지검장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유족 측은 김 총리가 공개적으로 검찰의 항소 포기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고, 박 지검장이 항소 기한이 임박했음에도 사건 재분석을 지시한 게 모두 직권을 남용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유족 이래진씨(왼쪽)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서해 피살 사건의 판결문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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