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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과 ‘1600억 소송’ 공정위, 네이버 과징금 ‘뒤집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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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과 ‘1600억 소송’ 공정위, 네이버 과징금 ‘뒤집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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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작 관련 네이버와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련 법리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를 문제 삼은 다른 사건 쟁점도 함께 살피고 있어, 검색 순위 알고리즘 조작 의혹 등으로 16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과의 행정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대법원의 네이버쇼핑 판결에 대응하기 위해 송무담당관과 조사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티에프를 꾸려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과징금 규모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소송 등 사건에 대해서만 티에프를 구성해 대응하는데, 이번 티에프는 과징금만 1조원을 넘어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퀄컴 사건과 관련해 운영했던 티에프 다음으로 조직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티에프는 네이버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잘못됐다고 본 대법원 판결에 맞설 논리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2~2020년 자사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경쟁 상품보다 상위에 노출되도록 네이버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했다. 이에 공정위는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2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처분이 적법하다는 서울고법 판결을 뒤집고 서울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타사의 상품·용역을 자사 상품·용역과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요구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같은 법리에 따르면 플랫폼 안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상품 가운데 자기 상품을 우대한 것만으로는 제재할 수 없고, 해당 행위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까지 증명해야 해 사실상 제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공정위 안팎에선 이번 판결을 향후 유사한 사건에 영향을 미칠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실제 쟁점이 비슷한 주요 플랫폼과의 법적 분쟁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앞서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 호출 배차 알고리즘을 조정해 가맹 택시에 배차를 몰아준 혐의로 과징금 약 271억원을 부과했고,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위에 오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상품 후기를 작성한 혐의에 과징금 약 1600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두 건 모두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데,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가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이 자사 서비스와 경쟁사 서비스를 동등하게 취급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선언한 만큼, 향후에도 플랫폼의 자사 우대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규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등 유사한 사건 관련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쿠팡의 1600억원 과징금 관련 사건은 당초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본 것이 아닌 만큼 이번 판결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법원 판결이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 등 입법 보완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치원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는 “플랫폼이 선수인 동시에 심판인 플랫폼 시장의 특수성을 현행 공정거래법이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판결을 통해 드러난다”며 “자사 우대 금지 원칙을 담은 온플법 제정 등 새로운 규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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