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해달라고 요청한 이미지 |
글로벌 인공지능(AI) 서비스 패권을 둘러싼 구글과 오픈에이아이(AI) 경쟁이 연초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2022년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인 챗지피티(GPT) 출시 이후 최근까지 공고했던 오픈에이아이 위상이 구글의 약진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공세를 펼치는 쪽은 구글이다. 이 기업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애플과 손을 잡았다.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인 제미나이 모델을 활용해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와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구동하는 다년간의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구글은 이번 협업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넘어 애플의 아이폰까지 진출하면서 사실상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게 됐다. 전세계 190여개 나라에서 30억대가 넘는 기기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 아이폰·맥북을 포함한 애플 기기는 23억5천만대에 이른다. 사실상 전 세계의 모바일 기기에 구글의 인공지능이 ‘선 탑재’되는 셈이다.
특히 구글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제미나이3.0 프로는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면서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 업계에서 후발주자였으나 기술력을 높이며 빠르게 선두업체인 오픈에이아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챗지피티와 제미나이의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 생성형 인공지능 웹사이트 트래픽 점유율 추정치는 챗지피티 86.7%, 제미나이 5.7%였지만, 지난 2일 기준 이 수치는 챗지피티 64.5%, 제미나이 21.5%로 좁혀졌다.
수세에 놓인 오픈에이아이는 구글의 검색 플랫폼에 도전하는 한편, 기존의 스마트폰과 구분되는 인공지능 맞춤형 새로운 기기를 만들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오픈에이아이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챗지피티 아틀라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챗지피티를 내장한 브라우저다. 크롬을 통해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의 아성에 도전한 것이다. 인터넷으로 접속하는 챗지피티가 해당 탭 안에 갇혀있다면, 브라우저 내장 챗지피티는 탭을 넘나들며 사용자 대신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인공지능 챗봇의 영향 등으로 구글 검색량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오픈에이아이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뉴스 사이트에 대한 구글 검색 유입은 지난 1년 동안 33% 줄었으며, 언론사 경영진들은 앞으로 3년간 추가로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디언은 “인공지능 요약과 챗봇이 소비자들의 인터넷 사용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에이아이가 ‘인공지능 전용 기기’ 개발을 추진한다는 점도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으로 평가된다. 앞서 오픈에이아이는 지난해 7월 조너선 아이브 전 애플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만든 스타트업 아이오(io)를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오픈에이아이가 개발 중인 새로운 인공지능 기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오픈에이아이 내부 녹취를 확보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당 기기는 화면이 없는 음성 사용 중심의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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