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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예방 열쇠, 숲속 보리밥나무서 찾아냈죠"

서울경제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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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예방 열쇠, 숲속 보리밥나무서 찾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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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식원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정부 주관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공유대회’ 최우수상 수상
170여 수종·20만번 검증 거쳐
보리밥나무 모낭 성장 효능 확인
기술 이전 통해 샴푸 등 상용화 성과
공공 연구로 만든 제품 신뢰얻은 결과
산림은 고부가자원···민간과 협력할것


“마치 숲속에서 잃어버린 열쇠를 찾는 것 같았습니다.”

최식원 국립산림과학원 박사(임업연구사)는 산림 자원에서 탈모 치료를 위한 재료를 얻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가 찾아낸 것이 보리밥나무다. 그는 보리밥나무 추출물이 모발 성장 핵심인 모유두세포를 직접 활성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모유두세포는 모낭의 성장과 퇴행을 좌우하는 핵심 세포로 탈모 치료·예방의 근본 기점으로 여겨진다. 최 박사는 “세포 실험을 통해 보리밥나무 추출물이 모유두세포 활성을 농도별로 150~175%까지 증가시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유용 산림자원 170여개 수종과 20만 회에 달하는 효능 평가와 검증을 거쳐 찾아낸 결과”라고 소개했다. 최 박사 연구팀의 성과는 지난 달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공유대회’ 혁신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보리밥나무는 상록 활엽 덩굴나무로 작은 가지에 은백색과 연한 갈색의 비늘털이 특징이다. 최 박사는 “우리나라에는 기능성을 가진 산림자원이 많아 모유두세포를 직접 강화할 수 있는 소재가 분명 숲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가능성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후보군을 좁히고, 효능을 반복적으로 검증하면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은 방대한 시간과 자원을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리밥나무는 한방에서 ‘동조(冬棗)’로 불리며 천식·기침·가래 등에 쓰이는 약재"라며 "탈모 분야에서는 그 잠재력이 조명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우리 연구진이 찾아냈다”고 부연했다.

탈모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다양한 샴푸와 토닉, 건강기능식품, 두피 관리 서비스까지 제품과 마케팅이 범람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공공 연구기관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최 박사는 “핵심은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탈모 치료제들이 호르몬 조절 또는 국소 혈류량 개선 등 간접적 방식으로 모유두세포를 활성화했다”며 “문제는 이러한 합성물질 기반 접근은 부작용으로 인해 여성 사용 제한 등 여러 제약을 동반한다”고 짚었다.



이번 성과의 또 다른 핵심은 기술이전과 상용화다. 최 박사 연구팀의 결과물은 퍼스널케어 전문 브랜드인 닥터방기원에 기술이전 돼 보리밥나무 샴푸·토닉 등의 탈모 관련 제품으로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 박사는 “공공 연구가 논문과 보고서로 끝나지 않고,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도록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보리밥나무 추출물의 효능이 샴푸나 헤어토닉 같은 일상 제품에 적용되면서 소비자가 공공의 연구를 통해 직접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신뢰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보리밥나무 추출물의 탈모 예방 효과다. 연구팀은 보리밥나무 추출물의 탈모 예방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피부임상센터에서 원료의 블라인드 인체적용 안전성과 효력시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탈락 모발 수·두피 상태·모발 밀도 등 소비자 체감 지표에서 개선을 확인했다. 최 박사는 “탈락 모발 수 변화는 시험군 평균 61.3% 감소했다”며 “또 모발 밀도 증가는 제품 사용 12주 후 1㎠당 112.7개에서 118.6개로 5.2%(5.9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산림자원을 기반으로 한 만큼 원료화 과정에서 지역 농가와의 연계가 가능하고, 제품력을 인정받아 시장 호응을 이끌어낼 경우 산림자원의 고부가가치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최 박사는 “산림자원은 보존 대상을 넘어 과학적으로 검증된 고부가가치 산업 자원이 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산림바이오 분야에서 공공 연구와 민간 기업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K-바이오 소재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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