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등 '공업용수 부족' 해결 어려워…반도체용 '초순수' 필요해 대안 적용도 불가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09. photo@newsis.com /사진= |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 용인(경기) 반도체 산단의 지역 이전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업용수 공급부터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력 문제만 주로 논의됐지만 반도체 산단의 또 다른 핵심 입지 조건인 물 조달이 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산단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하루 약 76만톤이 필요한 용인 산단의 용수 수요량을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충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용인 산단이 활용하는 한강 수계는 공급 안정성에서 압도적이다. 전라권 최대 유역면적 댐인 주암댐의 저수량은 5억4600만톤으로 한강 수계의 소양강댐(22억6600만톤), 충주댐(16억7600만톤) 등과 차이가 크다.
정치권에서 거론해온 새만금은 인근 금강 수계의 용담댐에 의존하거나 영산강·섬진강 수계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여유량이 각각 수만톤에 불과해 턱없이 모자란다. 그렇다고 용담댐이 대청댐에 배분하고 있는 하루 32만톤의 용수를 회수한다면 대청댐의 수질 악화 등으로 충청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영남의 낙동강도 취수원이 분산돼있어 반도체 산단처럼 단일 수요처에 대규모 용수를 공급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울산에서 해당 규모의 용수를 확보하려면 적어도 7개 이상의 댐에서 배관을 설치해야 하고 공사비도 최소 4조원 이상 추가로 들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일각에서는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하는 '하수 재이용수'나 바닷물을 쓰는 '해수 담수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은 일반 공업용수와 다른 '초순수'다. 물속의 무기질과 미립자는 물론 이온과 염소, 이산화규소까지 제거된 고도로 정제된 물이다. 10억분의 1미터에 해당하는 나노미터(nm) 단위의 초미세 공정이기 때문에 극소량의 이물질로도 불량을 초래하고 대규모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하수 재이용수는 초미세 유기화합물인 우레아(소변 등에 포함) 등이 존재해 초순수로 전환하기 힘들다. 해수 담수화도 기술적 난제 탓에 반도체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초순수를 생산한 사례가 현재까지 없다.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전기료가 문제다. 공업용수 단가는 톤당 400원이지만 해수담수화는 톤당 1500원으로 생산비용이 4배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평택(경기)=이기범 기자 leekb@ |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발언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재점화되는데 국내 정치권이 도와주기는커녕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에 실제 100% 관세를 매긴다면 한국 제품을 쓰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반복되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주장은 직접적으로 기업의 전략 수립에 혼란을 준다"고 비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특별법 제정 때부터 계속 정치적인 논의로 시간을 많이 끌었다"며 "정치권에서 산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건 결코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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