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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동남아 상륙작전] 속도내는 팀코리아의 베트남 진출…日 빈자리 메우나

아주경제 김성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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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동남아 상륙작전] 속도내는 팀코리아의 베트남 진출…日 빈자리 메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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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마을 인근 원전. [사진=EPA·연합뉴스]

체코 두코바니 마을 인근 원전. [사진=EPA·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등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베트남 원전 시장 진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일본이 원전 완공 시점을 둘러싸고 베트남과의 협의에서 주춤하는 사이, 팀코리아가 그 공백을 파고들며 수주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추가 원전 건설에 나선 베트남을 발판으로 대규모 후속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전력 업계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전은 베트남 원전 수출을 염두에 두고 현지 정부 및 관계 기관을 상대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베트남이 원전 건설을 놓고 일본과 진행해 온 투자 협력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국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원전 사업의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망 재설계와 신규 발전원 확충이 병행되는 과정에서 그간 러시아와 일본이 경쟁 구도를 형성해 왔지만, 일본이 완공 시점과 사업 추진 속도를 놓고 베트남 측 요구를 맞추지 못하면서 판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사실상 발을 빼는 분위기 속에서 팀코리아가 수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중남부 닌투언성에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닌투언 1호기는 러시아가 사업 주도권을 쥔 것으로 평가되며, 2호기를 두고는 일본과 협의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베트남이 2035년까지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데 반해 일본 측이 일정 조율에 난색을 보이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 틈을 한전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파고들고 있다. 이미 한전은 지난해 8월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방한 당시 닌투언 2호기 사업자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와 원전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사전 포석을 깔았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당시 “한전은 베트남 원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전면적인 협력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치·외교 일정과 맞물린 ‘톱다운 수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또럼 서기장의 방한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경우, 원전 협력이 정부 간 협약(IGA) 방식으로 공식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은 당 장악력이 높은 정치 구조 특성상 대형 인프라 사업을 정부 간 합의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과 유사한 방식이다.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산업통상부 역시 베트남을 핵심 전략국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정책 전반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됐지만, 원전 수출 기능은 산업부에 남아 있는 만큼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은 베트남과 체코 등 중점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산업부와 집중 논의해 왔다.

이번 사업이 성사될 경우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닌투언 원전 1·2호기를 가동한 뒤, 2050년까지 총 8GW 규모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는 중장기 구상을 검토 중이다. 닌투언 2호기 수주 여부가 향후 베트남 원전 시장 전반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닌투언 원전 2호기의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는 현재로서는 일본이 유지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공식적으로 정리돼야 베트남 정부와의 본격적인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한국이 참여를 확정한 단계라기보다는 수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흐름을 지켜보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성서 기자 bible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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