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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기술까지 중국에 털릴 뻔···기술유출 검거 1년 새 42% 급증

서울경제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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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기술까지 중국에 털릴 뻔···기술유출 검거 1년 새 42%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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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술 유출 33건···전체 18.4%
유출 국가 중국 54.5%로 '최다'
반도체 해외 유출 15.2% '집중'
베트남·인도네시아·미국 등으로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 한 혐의로 SK하이닉스 협력 업체 전직 직원 김 모 씨가 지난해 5월 구속됐다. 김 씨는 중국 출국 직전 김포공항에서 체포됐으며 퇴사 과정에서 제조 공정 등 핵심 자료가 담긴 USB를 외부로 반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HBM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기술로 꼽힌다.

다른 핵심 산업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에서 보유한 ‘메탄올 연료전지’ 제조 도면을 통째로 해외 투자자에게 전송하고 견본 제품까지 빼돌려 해외로 발송한 업체 전 대표 등 3명이 구속됐다. 10월에는 2차전지 제조 관련 기술 자료를 개인 노트북에 저장한 뒤 해외 경쟁사로 이직하며 기술을 유출한 연구원이 적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국가핵심기술 유출 8건을 포함해 총 179건, 37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년(123건, 267명 검거)과 비교하면 검거 인원이 41.5% 급증한 것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전략산업이 주요 표적이 됐고 유출 대상 국가는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해외로의 기술 유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이 적발한 지난해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은 33건으로 전체의 18.4%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7건) 대비 22.2% 증가한 수치다.

해외로 유출된 기술 가운데에서는 반도체 비중이 가장 컸다. 해외 기술 유출 사건 33건 중 반도체 기술이 15.2%를 차지했고 디스플레이(12.1%), 2차전지(9.1%) 등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분야가 집중 표적이 됐다. 유출 대상 국가는 중국이 5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 12.1%, 인도네시아 9.1%, 미국 9.1% 순으로 집계됐다.

기술 유출 범죄의 상당수는 내부자 소행이었다. 전체 사건 가운데 피해 기업 임직원 등 내부인이 연루된 경우가 148건(82.7%)에 달했다. 피해 기업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대기업 피해는 24건(13.4%)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 피해는 155건(86.6%)이었다. 보안 인력과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일수록 범죄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단속에 그치지 않고 범죄 수익 환수에도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을 중국 업체로 빼돌린 뒤 받은 수수료 3억 8000만 원 상당의 예금·부동산·자동차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경찰이 환수한 범죄 수익은 총 23억 4000만 원 규모다.

경찰은 앞으로 기술 유출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술 유출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 사례를 목격했다면 국번 없이 ‘113’에 신고하거나 시도 경찰청 산업기술보호수사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이 국가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사전 예방 강화와 처벌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국가의 경제 안보 차원에서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기적으로 기업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실시해 기술 유출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양형이나 징벌적 배상이 지나치게 미비하다”며 “보안 대책을 촘촘히 마련하고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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