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고환율이 계속되는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어 있다. 2026.01.19.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
정부가 내놓는 모든 처방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잇단 개입과 미국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1480원 선을 넘보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1원 상승한 1473.7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4원 상승한 1474원으로 출발, 1470원 중반대에서 등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수출업체 달러 매도 유도 등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수급 안정책이 잇따랐지만 효과는 '반짝' 하락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재무당국의 구두 개입마저 시장을 되돌려 세우지 못하면서 환율 상승 기대는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원화 약세에 우려를 표하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효과가 이틀도 가지 못하며 16일 다시 상승 전환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네덜란드계 금융그룹 ING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도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500원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NG는 "지난해 마지막 주에 이뤄진 한국 정부 구두 개입과 미세조정 이후 환율이 상당 폭 하락했지만 원화 약세 흐름을 바꾼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환율의 상단은 제한되겠지만 근본적인 약세 흐름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환율 변동성에 대한 경계음을 높이고 있다.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환노출 달러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25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환율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다.
외환당국은 최근 환율 상승이 과거 외환위기처럼 달러 유동성 부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달러를 빌려주는 외화자금시장에선 달러 조달 여건이 오히려 양호하지만, 달러를 사고 파는 현물환시장에선 달러 매도 물량이 줄고 해외투자 환전 수요가 늘며 수급 불균형이 환율을 밀어 올린다는 설명이다.
다만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머물 경우, 환율 상승 기대가 굳어지며 달러 매수와 환율 상승이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 선에 근접할수록 정책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해외주식 매각 후 국내주식 투자 시 양도세 감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도입 및 환헤지 세제 지원 △해외자회사 배당금 환류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예고했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거시건전성 조치도 검토한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물가 압력과 함께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환율 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