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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 '2027학년도 의대정원' 결론 "정부, 속도전 멈춰라"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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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 '2027학년도 의대정원' 결론 "정부, 속도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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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대증원 절차적 정당성 의문"
추계 결과 증원 근거 되기엔 근거 부족
부실한 추계, 의료체계 전체 위협할것


지난 16일 김병기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 투쟁의원이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지난 16일 김병기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 투쟁의원이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설 연휴 이전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조정 방향을 결론짓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의료계와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결과의 신뢰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졸속 결론이 또 다른 의료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발표한 장기 수급 전망을 토대로 2027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를 본격화하고, 늦어도 2월 초까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통해 방향성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사 수급 불균형과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더 이상의 결정 지연은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의료계는 추계 결과 자체가 향후 의대 정원 증원의 근거로 활용되기에는 과학성과 공정성이 크게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사회적 논란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가 제안했던 기구임에도, 이번 결과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절차적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숫자를 앞세운 정책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거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의협은 추계 결과 발표에 반대하며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일주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험 대책위원회 산하 투쟁위원회 주도로 지난 8일 좌훈정 투쟁위원장을 시작으로, 연일 의협 임원과 위원들이 한파 속에서 피켓을 들고 나섰다.

좌훈정 위원장은 “이번 추계는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분석이 결여돼 정책 결정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보정심은 객관적 자료와 검증 가능한 근거에 기반해 책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위에 참여한 박종환 투쟁위원, 조성일 투쟁위원 등도 “부실한 추계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의료체계 전체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의협은 특히 추계위원회 운영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협회는 “세미나 이후 위원장이 위원들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반박 자료를 발표한 것은 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행위”라며 “이런 상태에서 나온 결과를 정책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의대 교육 현장의 혼란도 주요 쟁점이다. 의료계는 2024·2025학번 ‘더블링’과 추가 학기제 도입으로 교육 여건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이철희 의협 기획이사는 1인 시위에서 “작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이 교육 현장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왔고, 그 파장은 수년, 수십 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증원은 비참한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역시 정부의 ‘속도전’ 방식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수협의회는 “결정 시점을 먼저 못 박는 순간 숙의는 사라지고 결론을 정당화하는 절차만 남는다”며 “공개토론회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 강의·실습 인프라와 수련 여건을 검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메시지 혼선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협의회는 “복지부가 내부 설명에서는 3058명을 언급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5058명을 정상 기준처럼 놓고 ‘감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5058명을 기준점으로 삼는 순간 지난해의 비정상적 결정이 정상으로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최근 발의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의협은 해당 법안이 공공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의료인을 장기간 강제 복무 대상으로 삼고, 직업 선택의 자유와 의학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15년에 이르는 의무복무와 면허 취소 규정은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의협 투쟁위원들은 릴레이 시위를 통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과 책임성”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병기 투쟁위원은 “즉흥적이고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한동우 부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의 모든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의료계는 숙의와 재검증 없는 결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고, 정부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이번 판단이 향후 의료 정책 전반과 의정 관계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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