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이 병사·가족에게 "복귀 후 징계" 언급…같은날 병사 숨져
인권위 "인권침해는 아냐" 진정 기각…대책 마련 의견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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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해병대의 자살 우려 병사가 휴가 미복귀에 따른 징계 가능성을 전해 들은 직후 자살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징계 같은 미확정 정보를 자살 우려 병사와 가족에게 전달할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19일 인권위에 따르면 A 씨는 아들 B 씨가 해병대 입대 전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복무 중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중대장 등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병장 휴가 중 투신 사망에 이르렀다며 생명권 침해라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자살 우려 병사였던 B 씨는 병장 정기 휴가를 나와 부대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중대장은 부대 복귀 예정일 저녁 무렵 B 씨에게 '복귀 후 징계를 받으면 된다', '최대한 신속히 복귀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결국 B 씨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자 중대장은 아버지인 A 씨에게 전화해 부대 복귀 지연과 관련해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대장은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에 따라 휴가 단축, 감봉 또는 강등에 이를 수 있음을 설명했고 강등의 경우엔 상병 전역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해선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단 입장도 덧붙였다.
첫 통화로부터 한 시간 후, 중대장은 다시 A 씨에게 전화해 'B가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징계 수위는 감봉 정도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장으로부터 징계 가능성을 들은 A 씨는 분노했고, B 씨와 통화하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결국 중대장과 A 씨의 두 번째 통화가 이뤄진지 25분여 만에 아들 B 씨는 투신해 숨졌다.
이에 대해 피진정부대에선 중대장이 피해자가 평소와 다르다는 보고를 받고, 피해자와 면담 후 신상관리위원회를 통해 피해자의 신상 관리 등급을 '배려' 등급으로 상향해 일정 기간 근무에서 제외하는 등 안정을 위한 조치를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이후 피해자와의 면담, 전담 간부(멘토) 지정 및 가정에 피해자의 상태 통보 등 연계 조치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피진정부대는 중대장이 휴가 미복귀 중인 피해자 및 가족에게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당시 피해자와 보호자에게 불안감이나 강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는 이 사건 진정은 인권침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피해자가 부대에서 폭행, 따돌림 및 병영 악습 등의 피해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중대장이 피해자 및 가족에게 휴가 미복귀에 따른 징계를 언급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징계의 일반적 범위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인권위는 군 조직 내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자살 우려 병사 정기 면담, 전담 간부(멘토) 지정 및 가정과의 정보 공유 등이 누락 없이 이행되는지 여부는 장병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징계 관련 언급은 그 표현 방식에 따라 당사자와 가족에게 과도한 불안이나 심리적 압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미확정 정보를 전달할 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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