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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과 패딩사이…겨울의 변덕

헤럴드경제 전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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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과 패딩사이…겨울의 변덕

서울맑음 / -3.9 °
지난주 대구 18도…1월 사상 최고
지구온난화에 극단적기후 가속화
기상이변 더 심각해질 것 경고도
기온이 영상권에 들었던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반팔을 입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연합]

기온이 영상권에 들었던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반팔을 입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연합]



한낮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치솟는 봄날씨를 보이다가 다시 기온이 급락해 폭설이 쏟아지는 등 이번 겨울의 표정은 유난히 변덕스럽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흐름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온과 한파가 오가는 극단적인 기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부와 남부 지방 곳곳에서는 1월 기준 관측 사상 최고 낮 기온 기록이 잇따라 경신됐다. 대구는 한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르며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1월 최고 기온을 새로 썼고, 창원·김해·밀양·합천 등 경상권과 전남 보성, 전북 고흥 등 남부 지역에서도 일 최고기온 극값이 바뀌었다. 서울 역시 낮 최고기온이 10도를 넘기며 한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최근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남고북저형’ 기압 배치를 꼽았다. 한반도 북쪽에는 저기압이, 남쪽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서풍에서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었고 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를 한반도로 실어 나르며 기온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남부 지방은 남서쪽에서 유입된 온난한 공기의 영향이 두드러졌고, 강한 일사 효과까지 더해지며 기온이 크게 올랐다.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공기가 더 따뜻해지는 ‘푄 현상’이 나타나 강원 영동 일부 지역의 기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포근한 날씨는 이번주 극한의 강추위로 바뀐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북서쪽 대륙고기압, 이른바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고 동해상에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찬 북서풍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륙의 찬 공기와 동해상 저기압 사이 기압 차가 커질수록 바람은 강해지고 기온은 급격히 떨어진다. 상층에서는 블로킹 현상으로 북쪽의 찬 공기가 지속해서 남하하고, 하층에서도 서고동저형 기압계가 유지되며 한기가 겹쳐 유입되는 구조다. 이번 한파는 주 중반에 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 고온-한파 반복은 이례적=겨울철에 남서풍이 불며 기온이 오르는 현상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기상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1월에 기록 경신이 잇따를 정도의 고온과 이후 급격한 한파가 반복되는 양상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기온 변화가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손석우 서울대 교수는 “과거에도 기온이 오르내리는 날씨는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례 없는 극값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평균 기온은 완만하게 오르는데 이상 고온과 이상 한파 같은 극단 현상은 동시에 증가하는 것이 온난화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대기와 해류는 본래 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작동하는데 온난화로 그 균형 자체가 흔들리면서 고기압은 더 강해지고 저기압도 더 강해지는 등 극단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중위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역 간 온도 차가 달라졌고 이에 따라 대기와 바다가 열을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바람과 기압계의 흐름이 불안정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달 이어진 날씨 변화의 원인을 곧바로 기후 변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겨울철에는 통상 날씨가 추워졌다가 풀리기를 반복한다”며 “이번 사례 역시 단기적인 기압계 변화가 우선적인 원인이며, 기후 변화의 영향은 장기적인 자료 분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 경신이라고 해도 소수점 단위 차이인 경우가 많아 한 달 전체를 놓고 해수면 온도나 북극 해빙 등 전 지구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기온이 급변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년의 높은 지표 및 해양 온도는 폭염, 집중호우, 강력한 열대저기압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극단적 기온 변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가뭄과 홍수가 한 계절에 번갈아 발생하고 이상 고온과 저온이 한겨울에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 날씨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경향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반구 중위도 지역 전반에서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