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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슬로건 탐방기] 청연-‘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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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슬로건 탐방기] 청연-‘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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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어느날, 카카오 출신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는 카카오에서의 경험을 가사 서비스에 접목한 스타트업을 막 창업했다고 소개했어요. 사회적으로 가사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던 시점이었던 터라,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를 몇 번 이용해봤는데 좋더라고요.

바로 청연입니다. 청연은 그동안 '생활연구소', '청소연구소'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가, 이번에 '청연'으로 법인명을 통일했습니다. 작년 말 시니어 케어 사업인 '청연 케어'를 출시하면서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브랜드 통일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청연은 누적 200만 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만 명의 가사 매니저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제 활동 재진입을 돕고 있습니다. 작년말 시니어 케어 사업에 진출하면서 돌봄 공백을 채우는 사회적 책임도 함께 수행하고 있어요.

9년 만에 연현주 대표를 다시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청연의 성장을 이끈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조 기자 : 9년 동안 청연을 성장시킨 핵심가치가 무엇인가요?

연 대표 : ‘406’이에요


조 기자 : 406이요?

저는 무슨 방 번호나 아니면 창업한 곳의 번지수(초기의 열정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첫 창업지의 주소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스타트업도 있어요), 윤하의 ‘비밀번호 486’처럼 청연만의 성장의 비밀 공식이나 아니면 창립 기념일(청연의 창립기념일은 3월 14일입니다)인가 생각했어요

연 대표 : 406은 사랑, 공유, 유(육)머를 줄인 말입니다.


청연의 핵심가치인 사공육은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유지해 왔어요. 스타트업의 특성상 핵심가치가 수시로 바뀌거나 바뀔 수 밖에 없는 것과 비교하자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정감 같은 게 느껴졌어요. 아마 핵심가치를 창립 때부터 계속 지키는 기업은 청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거 같네요.

Q. 406이라는 핵심가치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제대로 만들자하는 마음은 없었어요. 직장 생활하면서 회사의 방향을 너무 강요하는 게 구성원으로 별로 안 다가왔거든요. 회사가 아무리 거창한 핵심가치를 강요해도 구성원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면 소용없어요. 그래서 구성원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원칙이었어요. 두 번째는 우리 비즈니스와 정말로 어울리는 가치여야 했어요. 청연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고객과 신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니, 따듯함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청연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사무실 곳곳에 살아 있었습니다. 회의실 이름('사랑방', '공유방', '유머방'이 있습니다. 인터뷰는 '유머방'에서 진행되었습니다)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얼굴에도요.


동료와 매니저 간의 사랑

청연의 사랑은 가족 간의 사랑, 동료 간의 사랑, 고객과 매니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동료 간의 사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복지는 바로 사랑하는 동료’임을 강조하고 있어요. 청연은 동료를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1. 나혼자 못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람은 바로 내 동료

  2. 회사에서 힘든 순간,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동료

  3. 일주일의 가장 긴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

  4. 회사는 유한해도 동료는 영원합니다


정말 이런 동료가 곁에 있다면 회사 다니고 싶을 거 같네요.

"매니저님,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청연에는 고객의 집을 깨끗이 청소해주시는 20만 명의 가사 매니저가 계십니다. 매니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KPI에 반영 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 직원이 매니저를 대할 때 그 태도가 그대로 고객에게 갑니다. 우리가 따뜻하게 대하지 못하면, 매니저들도 고객 집에 가서 따뜻한 마음으로 일할 수 없어요."

따듯함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따듯함을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거 같습니다. 에너지보존의 법칙처럼 말이죠.

업무와 일상을 모두 공유

청연은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잘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봅니다. 아래는 공유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입니다.

  1. 내 생각의 배경지식(정보)과 논리를 상세히 설명합니다.


”아니, 이것도 몰라? 내가 다 설명해야 해?

이렇게 이야기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와 정보와 지식의 수준이 비슷해야 가장 빠르고 해결 방법에 효과적으로 도달합니다. 상호 유사한 수준의 정보를 갖기 위해 최대한 상세하게 정보와 지식을 공유해 줘야 합니다.

  1. 항상 먼저 가서 얘기합니다.


‘왜 내 생각을 몰라주지?

상대의 마음을 읽는 사람은 흔치 않아요. 먼저 내 생각을 가서 얘기하세요. “ 제가 잘 모르겠어요.” “ 이 부분이 헷갈려요.” “제가 이건 좀 벅차고 힘들어요.”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말하지 않은 사람 잘못이에요. 먼저 말하지 않고 오해하는 것 금지입니다.

  1. 중요한 내용은 반복적으로 전달해도 좋습니다.


“또 설명해야 해?”

정보가 너무 많고, 회의도 많고 누구나 놓칠 수 있어요. 중요한 내용은 10번, 20번 반복적으로 말해도 괜찮아요. 반복적으로 말하는 건 비효율이 아니예요. 원래 화자의 내용에 대해 청중은 3~40% 정도도 흡수하기 힘들어요. 중요한 내용은 여러 번 말하세요!

  1. 솔직하고 정중하게 얘기합니다.


“자세한 자료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잘 이해를 못했는지, 가장 좋은 방법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요. 혹시 다른 방법을 조금 더 찾아보면 어떨까요?

회의와 대화의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솔직함과 정중한 표현은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청연의 구성원은 커뮤니케이션 툴인 슬랙을 통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방은 공개되어 있으며, 폐쇄된 채널은 없습니다. 누구든 자료를 볼 수 있고 그래서 누구나 다른 팀이 뭘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잘 하라는 말 대신 공유를 잘 하라고 말합니다. 모든 직원이 하는 일을 다 압니다. 새로운 일도 다 잘 압니다. 너무 알게 많다고 하지만 그만큼 많이 알면 더 좋습니다. 공유가 잘 되면 조직 간의 호흡도, 효율도 높아저요.”

청연이 말하는 공유는 단순히 업무 공유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상황, 감정, 어려움까지도 공유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어요.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만약 이걸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사람들은 '저 사람 왜 자꾸 일찍 가?' '불성실하네' 라고 생각합니다. 팀장도 답답해하죠. 그런데 '어머니가 입원하셨어서 병원을 가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다 이해가 되고 또 배려를 하게 됩니다.”

말도 안 하는데 알아서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말을 해야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그 말이 누군가에 닿는 것입니다. 말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지 않은 한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 이런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여러번 말 했는데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게 된다면 결국 말하는 사람은 더 이상 말하지 않거나 사람과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공유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한 실현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유머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면 그들의 치열함이 느껴집니다. 매일이 전쟁터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청연도 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텐데, 아직 창립 초기 멤버 5명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팀이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연 대표는 한 마디로 '유머'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B2C 사업은 고객 클레임이 많습니다. 청연도 서비스 초기 수많은 고객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경찰서까지 가야 하는 상황도 겪었었고요. 하지만 이러한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지탱했던 것은 바로 유머였어요.

"카카오에서만 일하던 온라인 전문가들이 갑자기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했을 때였어요. 현장은 늘 혼란스러웠습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이 계속 생겼어요. 하지만 이걸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이걸 가볍게 받아들이는 유머였어요. 특히 임원진의 유머는 조직의 윤활유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유머를 조직문화의 중요한 핵심가치로 삼는 기업이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입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머스러운 기내 방송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신입사원 채용 시 지원자가 유머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선발 요건 중 하나로 보고 있고요. ​이러한 문화 덕분에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안정적인 이착률, 낮은 수하물 분실률, 고객 만족도 부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연은 ’유머는 직장을 즐겁고 편안한 곳으로 만드는 마법‘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유머가 있는 직장을 위해 다음과 같은 유머의 중요성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 즐거운 대화는 나의 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에요.

  2. 갈등의 순간에 유머는 긴장감을 낮춰 줘요.

  3. 유머는 긍정적인 사고를 돕고, 분위기를 업 시켜줘요.

  4. 같이 웃으면 한 팀이 됩니다


”유머로 긴장감을 덜 수 있어요. 동료와 불필요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겨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해야 할 사람입니다. 유머는 조직의 윤활유가 됩니다. 분위기를 좋게 해요. 회사에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새롭게 할 수 있게 합니다.”

초창기 때, 청연이 많이 했던 농담이 뭐였을까요?

“우리 이제 망했대”라고 하네요 ^^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조급한 마음이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유란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있어야 생기는 거 같습니다.

올해의 사랑꾼은 누구?



청연의 올해 최고의 사랑꾼은 누구일까요?

청연은 송년회 때 전 직원 투표로 각 핵심가치 우수자 1명에게 상을 줍니다. 추천 이유도 재밌습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은 정말 안 사랑할 수가 없다", "매번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주었다" 같은 구체적인 이유들로 추천한다고 합니다.

"상 받으신 분들의 퇴사율이 거의 없어요. 성과도 정말 좋아요. 왜냐하면 동료들의 사랑을 받았으니까,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죠."

406은 성과가 되나?

"돈 버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속성에 따라 다릅니다. 청연은 사람을 연결하는 신뢰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개발, 영업, CS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공유와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비즈니스를 잘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불필요한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고객과 매니저에게 좋은 태도로 일하면, 비즈니스는 자동으로 잘될 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간의 사랑이 있는 곳, 업무와 개인적인 일까지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웃음이 넘쳐 나는 곳이라면 퇴사할 이유도 없을 거 같네요. 실제 청연의 퇴사율은 거의 0에 가깝다고 합니다.



당신의 회사는 어떤가요? 우리가 내 옆 사람을 사랑하고 있나요? 비밀은 없나요? 조직의 웃음이 있나요? 다음 질문에 체크해 보세요

1.사랑

  • 동료에게 감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가?

  • 매니저, 파트너를 대할 때 진심 어린 태도를 유지하는가?

  • 고객 앞에서 그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가?


2.공유

  •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가?

  • 개인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가?

  • 팀장(리더)이 그런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해결하는가?


3.유머

  •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가?

  • 리더가 긴장된 분위기를 유머로 풀어주는가?

  •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는가?


끝내며

"다른 좋은 조건이 있어도, 이 청소 서비스 때문에 떠날 수 없어요. 배우자도 너무 좋아해서 '이 회사 절대 나가지 말아'라고 해요."

청연은 월 30만원 상당의 자사 서비스인 청소 서비스를 직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해온 제도인데, 적자 시절에도 계속 해온 제도라고 합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도 우리의 고객이에요. 이 서비스를 통해 우리 비즈니스도 이해하고, 청연의 매니저들도 만나고, 실제로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지 직접 경험하게 되죠. 단순한 복지를 넘어서서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직원들이 몸으로 느끼는 거고, 어떤 태도로 고객을 대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어요."

조광현 스타트업 전문 기자 hyun@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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