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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넘어 생존으로 진화한 2030의 욕망, 레디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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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넘어 생존으로 진화한 2030의 욕망, 레디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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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단순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공부하는 갓생 트렌드가 저물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해 삶의 모든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통제하려는 레디코어 현상이 2026년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준비(Ready)와 핵심(Core)을 결합한 이 신조어는 단순한 성실함을 넘어 생존을 위한 치밀한 전략을 의미한다.

고금리와 고물가 그리고 평생직장의 실종이라는 구조적 불안 속에서 2030세대가 찾은 자구책이다. 과거의 재테크가 자산 증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의 레디코어 트렌드는 실패 확률을 0으로 수렴시키려는 리스크 헤지 성격이 강하다. 금융과 부동산 그리고 시간 관리 플랫폼들이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솔루션으로 진화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재테크 교육 플랫폼 월급쟁이부자들의 변신은 이러한 수요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실행 단계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솔루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했다. 2024년 9월 기준 누적 학습시간 4억5403만4503분을 기록하며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롭테크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8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구해줘내집은 교육 수강생에게 맞춤형 부동산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650% 상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학습된 투자자가 실패 없는 실전 투자를 원할 때 플랫폼이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 시장에서도 단타보다는 긴 호흡의 자산 형성이 대세다. 출범 5주년을 맞은 토스증권이 지난해 선보인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출시 8개월 만에 2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매일 혹은 매주 일정 금액을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2030의 투자 심리가 적중했다.

은퇴가 먼 이야기로 여겨지던 청년층이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핀트는 AI 투자엔진 아이작을 활용해 개인의 성향과 은퇴 시기를 고려한 최적의 자산배분 전략을 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6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으며 제도를 넘어선 기술적 자산 관리를 제공한다.


시간 관리 영역에서는 캐치테이블의 성장이 눈에 띈다. 누적 회원 1000만명을 돌파한 이 플랫폼은 단순한 맛집 예약을 넘어 팝업스토어와 꽃집 등 생활 전반의 예약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불확실한 시간을 제거하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려는 레디코어 세대에게 시간은 곧 돈과 같은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단순한 기능 제공을 넘어 사용자의 인생 설계를 돕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요구한다. 불안이 커질수록 확실한 통제권을 제공하는 서비스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레디코어는 불확실성이 구조화된 사회에서 개인의 대응 방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일상적 성실함을 중시하던 흐름을 넘어 이제는 자산과 경력, 시간까지 인생 전반을 사전에 설계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특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레디코어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들이 미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으로 선택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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