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매도"는 8만건 중 41건 그쳐

이데일리 신하연
원문보기

"매도"는 8만건 중 41건 그쳐

서울맑음 / -3.9 °
[‘전망’ 사라진 여의도, 길 잃은 투자자]
최근 5년 종목 리포트 7.7만건 중 ‘매도’는 41건
연간 수익률 올라도 내려도 매도 의견은 한 자릿수
외국계 증권사는 매수 비중 낮고 중립·매도 병행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내 증권사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매수(Buy)’ 의견이 사실상 기본값처럼 유지되면서, 시장에 필요한 경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주가 급등 이후나 조정 국면을 가리지 않고 매수 의견이 유지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위험 신호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코스피·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요약·영문·독립리서치 제외) 가운데 ‘비중 축소’를 포함해 ‘매도(Sell)’ 의견으로 분류된 보고서는 총 41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보고서는 7만7453건에 달했는데, 매도 비중은 0.05% 수준에 머문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6건(0.05%), 2022년 5건(0.07%), 2023년 15건(0.11%), 2024년 9건(0.04%), 2025년 6건(0.03%)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보고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2024~2025년에도 매도 의견은 오히려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24년(2만1084건)과 2025년(2만2917건) 전체 보고서는 2021년 1만2188건, 2022년 7633건, 2023년 1만3631건 대비 증가했지만, 매도 의견 비중은 줄었다.

연도별 증시 흐름과 비교해봐도 매도 의견 부재는 시장 환경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2021년 3.63%, 2022년 -24.89%, 2023년 18.73%, 2024년 9.63%, 2025년 75.63%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같은 기간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매도 의견 비중은 일관되게 0%대에 머물렀다. 이는 매도 의견이 특정 시장 국면에 맞춰 조정되기보다,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제한적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매수 쏠림’ 현상은 한국계 증권사에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금융투자협회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증권사별 투자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계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 간 보고서 성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지난해 자사 기업 분석 보고서 투자등급 비율을 공시한 국내 증권사 31곳 종목 리포트 매수 의견 비중은 평균 91.3%에 달했다. 외국계 증권사 12곳의 평균 60.2% 대비 31.1%포인트(p) 높은 수치다.


이 외에도 외국계 증권사는 ‘중립(보유)’ 의견 비중이 29.1%, 매도 의견 비중이 10.7%를 각각 차지했지만 한국계 증권사는 중립 의견 비중이 8.6%였고 매도 의견 비중은 0.1%에 그쳤다. 매도 의견 비중이 단 1.0%라도 넘는 곳은 신영증권(1.3%)이 유일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국내 기업 분석 보고서 신뢰 논쟁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매수 일변도 리포트가 누적될 경우 투자자들은 보고서를 적극적인 판단 도구라기보다 사후 설명 자료로 받아들이게 되고, 경고 기능은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리포트는 매수·비중확대 외에도 중립이나 매도 의견을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하는 반면, 국내 리포트는 목표주가 조정으로 표현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판단에 참고할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