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승인 없이는 사실상 비행 불가능…3일 전 승인 신청해야
등록 드론 7만여대 중 37% 취미·레저용…동호인들 "승인 절차 어렵고 느려"
드론 늘면서 사고도 증가…오히려 "안전 관리 강화" 요구도
등록 드론 7만여대 중 37% 취미·레저용…동호인들 "승인 절차 어렵고 느려"
드론 늘면서 사고도 증가…오히려 "안전 관리 강화" 요구도
'드론 비행금지' |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드론(무인기) 규제는 한국이 제일 엄격하다면서요.", "취미로 드론 날리는 게 이렇게 복잡한 줄 알았으면 안 샀죠.", "손바닥만 한 완구용 드론을 집 앞에서 잠깐 띄우더라도 여차하면 150만원 이상 과태료 처분을 받아요."
드론 관련 규정을 안내하는 글이나 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댓글이다.
국내 등록된 드론 규모가 7만대에 육박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엄격한 드론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나온다.
실제 우리나라의 드론 관련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한 수준일까. 드론을 조종하려면 어떤 절차와 규정을 지켜야 하는지, 개선 목소리가 큰 규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드론 비행 가능지역 검색 화면 |
◇ 복잡한 드론 관련 법령… 비행가능장소 확인 필요
드론 관련 법령은 복잡하다. 주무부처라고 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소관 법령으로는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드론법), 항공안전법, 항공사업법, 공항시설법,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이 있다.
다른 부처 소관의 주요 법령으로는 전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농업기계화 촉진법 등이 있다. 2024년 기준 드론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시행규칙·훈령·예규는 128건에 이른다.
드론 구매 후 사업용이면 반드시 기체 신고를 해야 하고, 비사업용도 최대이륙중량 2㎏ 이상은 신고해야 한다. 또 사업용 드론은 반드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최대이륙중량 250g을 넘는 드론은 무게별로 초보자용인 4종부터 전문가 수준인 1종까지 자격을 획득해야 조종할 수 있다. 4종 자격증은 온라인 교육을 수강한 뒤 퀴즈를 풀어 수료하면 발급된다.
1∼3종은 만 14세 이상, 4종은 만 10세 이상부터 응시할 수 있다.
[드론원스톱민원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
비행금지구역 및 관제권에서 드론을 띄우려면 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행금지구역은 휴전선 일대(합동참모본부 관할)·서울 강북(수도방위사령부)·원자력발전소 반경 19㎞(합참과 지방항공청), 관제권은 비행장 중심 반경 9.3㎞ 31곳(군부대와 지방항공청)이다.
대통령실이 용산에서 청와대로 복귀하면서 올해 3월 6일까지 청와대 반경 3.7㎞ 구간도 드론 비행이 금지됐다.
일반 구역에서도 25㎏을 초과하는 드론이나 고도 150m 이상으로 비행하려면 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몰 이후부터 일출 전까지 야간 비행을 하거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범위에서 비행하려면 특별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드론 비행을 하려는 장소가 사유지·해수욕장·문화재·국가중요시설 등에 해당하는 경우 승인과 별개로 소유자·관리자 또는 관리사무소 등과 사전 협의를 하라고 안내한다.
이런 규정 때문에 서울은 광나루 한강드론공원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비행승인 없이 드론을 띄울 곳이 거의 없다.
드론 동호회 모임 장면 |
◇ "비행 승인절차 복잡하고 느려…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도 안돼"
이 때문에 취미용으로 드론을 구입했다가 비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동호회에서는 주장한다.
약 20만명의 드론 동호인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 '드론플레이' 운영자 신경승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드론 금지구역이 생각 외로 많고 비행 승인 절차가 느린 데다 지역별 군 또는 관계 기관에 추가로 연락해야 하는 등 정부가 말뿐인 '드론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며 "이를 모르고 드론에 입문한 동호인 상당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동호인들은 비행승인 허가에 걸리는 시간 단축과 드론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관계 기관 간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씨는 "미국과 호주 등은 금지구역 내 비행 허가를 앱으로 요청해 거의 실시간으로 허가받도록 하고 있거나,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말이 끼면) 최소 5일 뒤 날씨를 예측해 신청해야 하다 보니 허가받고도 못 날리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드론이 공항 주변 등 관제공역을 비행하려 할 때 관련 앱의 저고도 비행허가·통보시스템(LAANC)을 통해 400 피트(122m) 이하 비행 등 조건이 맞으면 실시간으로 자동 승인해준다.
호주 민간항공안전국(CASA)도 드론 승인 요청이 기준에 맞으면 자동·실시간으로 승인해주는 시스템(AAA)을 시범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론 원스톱 민원 포털 서비스에 비행장치 신고서를 등록하려면 7일(이하 평일 기준), 비행 승인을 받는 데는 3일, 특별비행 승인을 받으려면 30일이 소요된다.
드론 비행 금지구역 |
동호인들은 또 드론 원스톱 서비스의 승인 내용이 관계기관에 공유되지 않아 군경 등 현장 출동에 따른 인력 낭비가 심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국립공원공단이 2017년 4월부터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립공원 전역에서 드론 운용을 금지한 조치를 놓고 한 동호인이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단 측은 이에 "드론 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시각적 자극, 추락 사고 등으로 인해 탐방객의 안전을 저해하거나, 야생생물의 서식·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동호인들은 드론 소음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매우 조용한 데다 풍경을 찍는 드론의 고도가 높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또 최근 출시된 드론은 신호가 끊기거나 배터리가 소모되기 전 출발한 장소로 자동 복귀하는 등 안전 기능도 탑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1만∼2만원짜리 완구용 드론도 금지·제한권역 내에서는 운동장에서조차 일주일 전 승인 없이는 띄울 수 없는 점, 용도나 목적·위험성 여부와 관련 없이 모든 드론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점 등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행하는 드론 |
◇ 드론 사고·위반 사례 증가…관리 강화 요구도
동호인들의 이런 주장과는 다른 관점도 있다. 드론 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오히려 관리 강화가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등록된 드론(무인멀티콥터·무인헬리콥터·무인비행기·무인비행선)은 총 6만7천902대로, 2016년 2천226대에서 급증했다.
이 중 62.8%(4만2천여대)는 사업용이고 나머지는 취미·레저용 등 비사업용이다.
드론이 늘면서 관련 사고 및 위반 사례도 함께 증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접수한 드론 사고는 2021년 0건에서 2022년 1건, 2023년 4건, 2024년 25건, 2025년 15건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전북 전주 한 공장의 50m 굴뚝 위에서 대기질을 측정하던 한국환경공단 50대 직원이 상공에서 떨어진 60㎏ 규모 드론에 맞아 숨졌다. 사고 드론은 현장에 함께 온 드론업체 직원이 조종 중이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드론 관련 과태료 부과는 2020년 101건, 2021년 129건, 2022년 174건, 2023년 376건, 2024년 386건, 2025년 419건으로 증가했다.
무인수직이착륙기 기체 개념 |
유형별로 보면 비행금지구역에서 비행승인을 받지 않고 드론을 비행하다 적발된 '비행금지구역 위반'이 55.1%(873건)를 차지했다.
공항 주변 관제권에서 드론을 날리다 적발된 '관제권 위반'이 27.9%(443건)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야간비행 8.8%(140건), 자격증명 미취득 6.5%(103건) 등이다.
과태료 부과 금액은 2020년 1억550만원에서 2024년 5억9천여만원, 2025년 6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비행승인 대상 지역에서 승인 없이 비행하거나, 비행금지 구역을 위반하면 1차 위반 시 최소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손 의원은 "현재의 단속 시스템은 사후 적발 위주로 운영돼 무허가 비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드론 산업 진흥과 안전 확보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국민 대상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장도 "1㎏ 정도의 드론이 150m 높이에서 떨어지면 2t(톤) 정도의 충격을 준다"며 "취미용 드론은 보험 가입이 강제가 아니고 4종 자격증은 온라인 강의를 틀어만 놓으면 딸 수 있다. 민간 드론과 관련해서는 안전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과 세계 주요국의 드론 관련 규제는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큰 틀로 봤을 때 야간비행이라든지 비가시권, 군중 위 비행을 더 엄격히 제한한다거나, 수도나 공항지역에 제한이 있는 점 등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주요국 드론규제 비교 |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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