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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 톡!] 발등의 불이 된 ‘동일노동 동일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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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 톡!] 발등의 불이 된 ‘동일노동 동일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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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
기업의 인사노무를 꾸릴 때 노동법, 노동부 정책만큼 중요한 게 법원의 판례이다. 근로관계, 노사관계는 법 문구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세계라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사담당자들은 법학과 무관한 전공자라 하더라도 몇 년만 지나면 새롭게 나오는 판결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전문가가 된다.

2026년 정초부터(정확히는 2025년 12월) 많은 회사의 인사담당자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판결들이 공개됐다. ‘무기계약직’에 관한 판결이다. 모 연구기관 운전직 근로자들이 기간제 2년을 넘겨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정규직 기능직과 사실상 같은 일을 해왔고, 그에 따라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규정을 적용해 차액을 지급하라고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취업규칙에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별개 승급제도가 있음에도 ‘실제로 수행해 온 주된 업무’를 기준으로 동종·유사성을 판단했고, 정규직도 기관 내 배송·차량 관련 업무를 함께 수행한 점을 근거로 무기계약직에게 동일한 임금 규정 적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보다 며칠 전 한 언론사의 사건에서 동일한 일을 수행하는 무기계약직의 임금체계를 다르게 하는 제도 자체가 근로기준법 차별금지 위반이라는 하급심 판결도 나왔다.

이 판결들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직군이 다르다”는 사유로 차등 처우를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같은 직무를 담당한다면,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간 회사가 정한 임금체계가 달라도 법원은 결국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따지겠다는 의미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무조건 같은 월급을 지급하라는 건 아니지만, 같은 임금체계를 적용하라는 뜻이다.

시사점은 둘로 정리된다. 첫째, 같은 일을 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직군을 통합하고 임금체계를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길이다. 둘째, 분리 운영을 하려면 직무를 말 그대로 분리해야 한다. 직무기술서만 나눠 놓고 실제 배치가 섞이면 소송 리스크는 그대로 남는다. 대체근무, 업무지시, 평가항목까지 분리해야 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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