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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관세 폭주에 "월드컵 보이콧", 대법 또 '살얼음'

서울경제 뉴욕=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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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관세 폭주에 "월드컵 보이콧", 대법 또 '살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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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22>
'그린란드 파병' 8개국에 2월부터 10% 관세
덴마크 등과 '병합' 협상 결렬···6월부턴 25%
유럽 강력 반발···EU 무역협정 무효화 만지작
미국인도 무력 점령 반대···나토 분열 현실화
이란·반도체 압박 속 20일 대법 선고일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화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유럽은 오는 6~7월 미국이 주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무역 전쟁이 지난해에 일단락된 것으로 봤던 전문가들의 관측이 무색하게 새해 들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 정책은 멈추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현지 시간)에도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백악관은 14일에도 중국으로 수출되는 엔비디아의 AI 칩 ‘H200’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안에 서명하면서, 조만간 미국 밖에서 제조한 반도체에 100%가량의 관세를 부과하는 또 다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시위, 양안 관계, 그린란드 병합 시도 등 지정학적 위기를 관세와 연동시켜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키우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와 주요 외신들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오는 20일 상호관세 적법성 관련 판결을 내놓을지 또다시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이 어떤 결과를 내놓든 전 세계 무역 관계는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시장 내적으로는 27~2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각종 대내외 시장 변동 요인이 겹치며 이번 주에도 주가와 유가, 원자재 가격이 요동칠 여지가 커졌다.

트럼프, 그린란드 파병 유럽 8개국에 “다음 달부터 10%, 6월부터 25%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위대하고 역사적인 농촌 보건 투자’ 원탁회의에서 돌연 “그린란드 사안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그린란드 상황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만난 자리에서는 그녀가 지난해 수상한 노벨평화상 메달 진품을 선물로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이를 두고 “매우 멋진 자세”라며 마차도와 추가로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많은 나라들은 그린란드 문제에 관세를 연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그저 위협성 경고 정도로만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오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 잠재적 위험 상황을 의문의 여지 없이 신속히 종결해야 한다”며 “이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초부터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쉬지 않고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그린란드 주변 해역을 항해하는 바람에 미국이 안보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했고, 최근에는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군사적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미국 쪽에 독립하도록 유도하거나, 덴마크에 돈을 주고 땅을 매입하는 방법을 우선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들 방법이 모두 통하지 않을 경우 미군이 안보를 핑계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노르웨이 연합 왕국 시절인 1721년 노르웨이 선교사 한스 에데게가 선교 활동을 위해 찾았다가 식민지로 삼은 뒤 300년 넘게 덴마크령으로 남은 땅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을 축출한 뒤부터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주민이 5만 7000여 명에 불과한 그린란드에는 희토류 등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도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여러 해 동안 관세나 다른 형태의 대가를 부과하지 않고 덴마크와 유럽연합(EU)의 모든 회원국, 기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수 세기가 지난 지금은 덴마크가 돌려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원하고 있고 덴마크는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세계 평화가 위태롭다”며 “미국은 150년 넘게 이 거래를 추진했는데 덴마크는 항상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 협상 사실상 결렬···트럼프 야욕에 같은 나토 국가끼리 병력 움직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한 8개국은 그린란드에 최근 병력을 파견한 나라들이다. 관세는 14일 트럼프 행정부와 덴마크·그린란드 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게 계기가 됐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무력 시위 성격으로 병력을 증강했다. 스웨덴도 덴마크의 요청으로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직전인 14일 트루스소셜에 “그린란드는 우리가 건설 중인 ‘골든돔(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에 필수”라며 “나토는 우리가 그린란드를 얻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얻을 것인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991년생으로 최연소 지도자인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13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코펜하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우리가 미국과 덴마크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덴마크를 택할 것”이라며 “그린란드는 미국의 소유물이 되길 원치 않고, 미국의 지배도 받길 원치 않으며, 미국의 일부가 되기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도 “가장 가까운 동맹의 받아들일 수 없는 압박에 맞서는 것이 쉽지 않다”며 “어려운 부분이 우리 앞에 있다는 많은 징후가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부 장관과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부 장관은 14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만나 각자의 입장을 교환했지만 예상대로 이견만 확인했다.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는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실무 그룹을 구성하는 데만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꺾지 않고 관세 카드까지 꺼내자 유럽 국가들은 강하게 들고 일어났다. 3자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나자 덴마크군은 14일부터 곧바로 선박과 항공기 등을 포함한 병력을 그린란드에 파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도 정찰 병력 13명, 산악 전문 병력 15명을 각각 그린란드에 보냈다. 스웨덴은 장교 3명, 노르웨이는 장교 2명, 영국은 장교 1명을 각각 파견했다. 네덜란드도 해군 장교 1명을 보내기로 했다. 이들은 그린란드 주요 시설 방어를 위한 ‘북극의 인내 작전’ 훈련 목적이라고 파병 명분을 설명했다. 그린란드의 닐센 총리는 14일 페이스북에 “그린란드는 미국의 통치도 소유도 원치 않으며, 덴마크와 나토 동맹의 일원으로 남을 것”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그린란드를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덴마크의 프레데릭센 총리도 15일 “근본적인 이견이 존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은 그대로”라며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 관세’에 유럽 국가들 일제히 항의···독일, ‘월드컵 보이콧’까지 거론




독일 여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위르겐 하르트 외교정책 대변인은 16일 빌트 등 현지 언론에 “비현실적인 갈등과 동시에 열리는 축구 축제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며 올 6~7월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와 공동 개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에 자국 대표팀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회 취소(보이콧)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에서 이성을 되찾게 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될 수 있다”며 월드컵 대응이 최우선순위는 아님을 밝혔다. 독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17일에도 성명을 내고 “유럽 협력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적절한 때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공동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X(옛 트위터)에 “프랑스 군 선발대가 그린란드로 향하고 있으며 추가 병력도 뒤따를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7일에도 X에 “관세 위협을 용납할 수 없고 지금 상황에 맞지도 않는다”며 “이 위협이 확인될 경우 유럽인들은 단합해 조율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적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나토 동맹국들이 집단 안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이 문제를 미국 정부와 직접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에 “우리는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EU 회원국, 영국, 노르웨이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남미공동시장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EU는 국제법을 지키는 데 있어 항상 확고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 공동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은 관세 발표 이전부터 미국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방안, 미국산 무기 수입 중단, 유럽 주둔 미군 지원 중단, 미군기지 통제권 회수, 지난해 체결한 미국·EU 무역협정 승인 보류 등을 대응 방안으로 물밑에서 거론했다. 아네르스 포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진짜 위협에서 주의를 분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린란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2001~2009년 덴마크 총리, 2009~2014년 나토 사무총장을 각각 지낸 인물이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지에가 아니라, 유럽에도 미국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 우호적 동맹 그린란드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게 걱정된다”며 “러시아는 그린란드가 나토를 침몰시키는 빙산이 되길 바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받은 8개국은 18일 공동 성명을 내고 덴마크·그린란드 국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17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코펜하겐 시청 앞에서는 수천 명이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기를 흔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했다.



미국인들도 무력 점령엔 반대···나토 분열 속 사무총장은 ‘침묵’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는 미국 국민들도 크게 찬성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12~13일 진행한 미국 내 여론조사(표본 오차 전체 성인 ±3%포인트, 정당원 ±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를 취득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찬성은 17%, 반대는 47%로 집계됐다.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경우는 36%였다. 공화당 지지자는 40%가 찬성하고 14%만 반대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2%만 찬성하고 79%가 반대했다.

그린란드 병합에 군사력을 동원하는 방안에는 고작 4%만 찬성했다.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절대 다수가 반대하면서 총 반대 응답 비중은 71%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찬성은 8%, 반대는 60%였고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찬성이 1%, 반대가 89%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유거브에 의뢰해 9~12일 실시한 미국 성인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린란드를 획득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만이 찬성하고 68%가 반대했다. ‘그린란드가 미국에 병합되는 조건으로 그린란드 주민에게 1만~10만 달러(약 1470만~1억 4700만 원)를 지급하는 방안에는 찬성하느냐’는 항목에도 전체 응답자의 13%만 지지하고 64%가 반대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대표단도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주도로 16∼17일 코펜하겐을 방문했다. 공화당 중진 정치인인 톰 틸리스 하원의원은 로이터통신에 “동맹을 지지하고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주권을 존중하는 데 미국 의회가 합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방문의 의의를 강조했다.

물론 미국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은 12일 그린란드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자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미 고메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에 반대해 ‘그린란드 주권 보호 법안’ 발의를 계획하고 있다.

나토 분열이 현실화되는 국면에서도 정작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그린란드 문제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아첨한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유럽 내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나토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해 관철시킨 바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2035년까지 직접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5%로, 간접비를 포함한 국방비는 5%까지 늘리기로 겨우 합의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8일 NBC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결국 돌아서서 미국의 안전보장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믿지만 미국인이 끌려가는 것은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법원, 20일 상호관세 판결 여부 주목···22일 11월 PCE 물가지수, 금리 분수령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한 적법 여부를 따지는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달 20일을 또다시 선고 기일로 잡았다. 미국 대법원은 어떤 사안인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특정일에 선고가 있을 수 있다고만 미리 공개한다. 대법원은 애초 지난 9일과 14일에도 선고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가 상호관세 판결은 그냥 지나친 바 있다.

현재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를 국가 안보·경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한 행위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같은 해 5월과 8월 1·2심은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11월 5일 열린 대법원 첫 변론에서 대법관들도 각자의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상호관세의 합법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현 대법원은 보수와 진보 대법관의 비율이 6대3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교가와 월가에서는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최종 판단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관세 부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역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이들은 현 재판 대상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관세 왕’ ‘미스터 관세’라는 문구가 담긴 본인 사진을 자신의 트루스소셜과 백악관 X에 올리는 기행까지 펼쳤다.

상술했듯 이번 주는 그린란드 파병 국가에 대한 관세 논란과 대법원의 상호관세 관련 판결 여부가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이와 함께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도 월가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특별 연설에서 중간선거를 겨냥한 주택 관련 대책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일정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19일은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 기념일이라서 미국 증시가 휴장한다. 22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3분기 미국 GDP 확정치가 발표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3일 3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이 4.3%(전기 대비 연율)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023년 3분기(4.7%)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었다.

22일에는 또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지연됐던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개인 소득·지출 지표가 공개된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참고할 경제 지표가 부족했다고 호소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PCE 물가지표는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1월 금리 동결 확률을 95.6%로 반영했다.

23일에는 1월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 지수 확정치와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이번 주에 실적을 발표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20일 장 마감 후 넷플릭스와 유나이티드항공, 22일 장 시작 전 인텔 등이 있다.

이번 주에는 그린란드 관련 논란, 미국 대법원 상호관세 판결 가능성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100% 반도체 관세 부과 움직임, 이란 시위에 대한 외교·군사적 대응,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수사 상황,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작업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로 지목한 신용카드 이자 10% 제한 적용 여부도 월가의 주요 은행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가 점점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이 점점 더 노골적이고 대범해지고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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