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오관석 기자) 리버풀이 또 한 번 승리를 놓치며 아르네 슬롯 감독을 향한 불안한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 32분 도미닉 소보슬라이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긴 리버풀은 10분 뒤 플로리안 비르츠의 선제골로 균형을 깨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20분 마커스 에드워즈에게 허용한 번리의 유일한 유효 슈팅이 동점골로 연결되며 결국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결과로 리버풀은 리그 4경기 연속 무승부에 빠지며 10승 6무 6패(승점 26), 리그 4위에 머물렀다.
경기 종료 후 안필드에는 예상대로 슬롯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리버풀이 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며, 승격팀들을 상대로 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시즌 역시 1980-81 시즌 이후 처음이다.
슬롯 감독은 경기 후 "팬들의 불만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번리와의 홈 경기 무승부에 더 이상 실망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문제"라고 말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12경기 무패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기록은 반등의 신호라기보다는 팀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리버풀은 최근 17경기에서 단 5승에 그치고 있다. 리그 4위를 유지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직행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으며, FA컵에서도 생존해 있다. 구단 역시 시즌 도중 감독 교체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으며, 슬롯 감독은 여전히 수뇌부의 신뢰를 받고 있다.
다만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결과가 필요하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면서 분위기는 더욱 미묘해졌다. 과거 리버풀에서 다섯 시즌 간 활약하며 깊은 족적을 남긴 알론소 감독은 위르겐 클롭의 유력한 후임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로, 팀이 흔들릴수록 그의 이름은 더욱 자주 언급될 수밖에 없다.
번리전 경기 내용은 아이러니했다. 리버풀은 점유율 73%, 슈팅 32개, 유효 슈팅 11개, 기대 득점(xG) 3.18을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전반전에는 슬롯 감독 체제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유기적인 공격 전개와 에너지가 살아 있었다.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밀로시 케르케즈의 선택, 소보슬라이의 페널티킥 실축, 연이은 결정적 기회 무산 속에서 번리 골키퍼 마르틴 두브라브카의 선방이 이어졌다. 위고 에키티케와 커티스 존스를 거쳐 비르츠가 마무리한 선제골은 완벽했지만,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한 대가가 곧바로 돌아왔다.
그나마 위안은 비르츠의 존재다. 비르츠는 최근 리그 최정상급 공격 포인트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제레미 프림퐁과 케르케즈 역시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결과가 따르지 않는 한 이러한 긍정 요소들은 쉽게 묻힐 수밖에 없다.
슬롯 감독은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수들의 발전도 체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서는 벗어났지만, 현재의 흐름은 여전히 팬들에게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시간은 분명 슬롯 감독의 편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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